[콘텐츠뷰] AI는 '신'이 될 수 있을까

발행일 2020-08-04 15:35:28
'콘텐츠뷰'는 게임, 드라마, 영화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감상·체험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풀어보는 기획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웨이브 시네마틱드라마 'SF8-만신'

/사진=만신 갈무리


"오늘의 운세를 통해 하루의 삶이 결정된다면?" - 웨이브 시네마틱드라마 'SF8'의 '만신'은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기반의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운세 프로그램 '만신'이 96.3%의 적중률을 보이며 운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예언' 수준까지 높아진 세상을 그린다.

"당신은 오늘 OO하게 됩니다"

드라마속 만신은 고도화된 AI의 결정체로 그려진다. '외출하면 불운한 하루가 펼쳐질 것'이라는 만신의 운세 결과를 믿고 라디오 진행자가 결방해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기술의 진화를 비약적으로 그려냈지만, 실상 우리 삶 속에 스며든 AI의 영향력도 인간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변해가는 상황이다.

/사진=만신 갈무리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사고, 학습, 자기 개발을 컴퓨터에서 처리함으로써 빅데이터 구축, 대용량 정보 송수신, 자동화 기술 개발 등이 이뤄지고 있다. 포레스터 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자동화 기술 및 로봇의 도입으로 미국에서만 22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담당하는 영역을 대체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현 시대의 AI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머신러닝은 AI가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도출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0시에 발송되는 만신 운세 정보. /사진=만신 갈무리


여기서 발전한 딥러닝은 데이터에 따른 결과값을 도출하는 머신러닝과 달리 처음부터 스스로 학습해 다양한 미래 상황을 도출하고, 추가 정보까지 확보한다. 인공신경망 등의 시스템을 통해 시간이 지날 수록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 그에 따른 결과값을 추론하는 방식이다. 전자가 입력값에 따른 결과를 예상한다면, 후자의 경우 직접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활용해 더 많은 정보를 획득하며 성능을 높인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운세서비스 만신은 딥러닝의 결정판이다. 얼굴인식을 통해 본인 인증을 하고 그날에 맞는 운세를 보여준다. 만신을 운영하는 박사는 극중에서 "모든 곳에서 보내온 데이터를 딥러닝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축적해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딥러닝 기술이 단순한 예측을 넘어 미래까지 내다보는 '신의 영역'까지 도달할 가능성을 조명했다.

"기술은 만능이 아냐"…해답은 스스로

드라마 속 만신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촉매제다. 만신이 제공하는 운세를 통해 위험을 피하거나, 이익이 될 만한 일을 수행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사회 가속화 현상)에 따라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무속인의 영역을 애플리케이션(앱)이 대체하는데, 적중률마저 100%에 가깝다니 맹신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각자의 이유로 만신의 실체에 다가서려는 토선호(이연희 분, 오른쪽)와 정가람(이동휘 분). /사진=만신 갈무리


이 영화에서는 만신을 통한 장점보다는 사회적인 부작용을 밀도 높게 다룬다. 만신 앱을 설치하지 않거나 믿지 않으면 배척하고, 모든 현상의 원인을 운세에서 찾는 맹목적 현상을 조명한다. 만신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내놓을 때마다 국가신용도·금융지표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쥔 손을 놓치 않는다. AI가 미래를 예측할 만큼 진일보된 사회에서도 가장 본능적인 '개인주의'는 사라지지 않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지의 '운세'와 예측력 높은 'AI'가 더해진 설정도 아이러니한 분위기를 더한다. 만신 의존증이 심각했던 동생의 죽음에 다가서려는 '토선호(이연희 분)'와 '신'에 가까운 실체를 영접하고 싶은 '정가람(이동휘 분)'의 캐릭터도 시간이 지날수록 입체적으로 변한다. 사소한 일조차 만신에 의지했던 가람은 스마트폰이 부숴지고 토선호가 떠나는 상황이 닥치자, 앱에 의존하지 않은 채 스스로 사무소를 찾아나선다. 반면 만신 앱에 강한 불신을 보이며 동생이 죽은 원인에 집착했던 토선호의 경우 스스로 만신 앱을 설치하는 선택을 감행한다. 만신 앱을 두고 강하게 대비됐던 두 캐릭터가 모호한 경계에 서는 지점이다.

최종 업데이트를 통해 인간의 삶을 선택한 만신 소프트웨어. /사진=만신 갈무리


96.3%에 달하는 적중률을 보였던 만신은 최종 업데이트만을 남겨둔 채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업데이트로 적중률을 높여 '신'이 되거나 사라지는 것. 딥러닝을 통해 자기 자신까지 들여다 본 만신은 결국 '인간'의 길을 선택한다. "삶과 죽음, 그것은 50대 50"이라는 만신의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선택은 자신의 몫'임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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