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중국 반도체 회사 SMIC 제재를 공식화했다. SMIC가 반도체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만 만드는 회사란 점에서 삼성전자와 DB하이텍 등은 수혜를 볼 전망이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만 만드는 SK하이닉스는 득을 볼 수 없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5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SMIC의 제재에 따라 중국 외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파운드리 회사로 수주를 옮길 수 있다고 밝혔다.

▲  2014~2023년 대만 TSMC와 삼성전자, SMIC의 기술 로드맵./자료=트렌드포스
▲ 2014~2023년 대만 TSMC와 삼성전자, SMIC의 기술 로드맵./자료=트렌드포스

지난 4일 미국 상무부는 SMIC의 공급사에 대해 미국산 특정 장비, 부품, 원자재 등의 중국 파운드리 출하가 제한된다고 통보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약 4%를 차지하고 있는 SMIC는 중국 1위, 세계 5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4나노미터 수준의 공정 기술을 보유한 중국 유일의 파운드리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는 나우라, AMEC, SMEE, CETGC 등이다. 이 가운데 자체 기술력으로 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포토 리소그래피 장비 제공업체 SMEE 뿐이다. 이는 결국 SMIC가 미국 기술 없이 반도체를 수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의 주요 고객은 퀄컴과 브로드컴 등 통신장비 회사다. 이들이 SMIC를 통해 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면 결국 다른 파운드리로 수주를 옮기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시스템반도체를 대량으로 만드는 삼성전자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보고서는 "이번 제재로 SMIC는 성숙공정(28nm 이상)에 대한 용량 확대 계획과 고도공정(14nm 이하)에 대한 연구개발(R&D)이 늦어질 수 있다"라며 "SMIC의 비중국인 고객은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 대만 소재 파운드리(TSMC, UMC, 뱅가드, PSMC)와 같은 비중국인 주조 공장으로 수주를 리디렉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삼성전자와 DB하이텍 등 시스템반도체 회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반면 포트폴리오 상 시스템 반도체가 없는 SK하이닉스는 이번 제재와 크게 관련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SMIC에 2년 정도 앞서있으며 이번 제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DB하이텍 등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들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추이./자료=트렌드포스
▲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추이./자료=트렌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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