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이동하는데 있어 획기적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해준 영국 조지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 사람들이 PC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OS) '윈도', 이동하며 전화기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이러한 기기와 기술들은 모두 인류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과거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새로운 기술 및 기기는 인류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며 새로운 일상을 선사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2021년, 어떤 기업·기술·기기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까? <블로터>가 '오픈서베이'와 함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기술·기기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자료=오픈서베이)
▲ (자료=오픈서베이)

응답자들은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술·기기로 자율주행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자율주행은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총 637명으로부터 선택받아 1위에 올랐다. 자율주행이란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시스템이 자동차를 제어해 자동차 스스로 신호체계·주변의 자동차·보행자 등을 인식하며 달리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필요에 따라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운전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일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자율주행차가 최적의 경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운행되는 만큼 사고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운전을 해야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기존보다 더 정확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자율주행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홈페이지)
▲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주변의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인 레이더와 라이더, 전방을 주시할 수 있는 3D 카메라, 통신망과 연결될 수 있는 칩, GPS(위성항법장치)와 지도, 배터리, 자동차 내부에서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된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대·기아차와 같은 자동차 제조사,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애플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 구글·네이버 등 포털 기업,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같은 이동통신사 등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응답자들이 우리의 일상을 바꿀 것 같은 기업도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업을 꼽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671명으로부터 선택받아 <블로터>가 선정한 '2021 테크체인저(Tech Changer)' 기업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자율주행 관련 기업으로는 인식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를 앞세운 전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우리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주요 가전 관련 시장에서도 강자로 꼽힌다. 그만큼 일상에 깊숙이 침투한 기업이다보니 응답자들은 자율주행을 기술 1위로 꼽은 것과 상관없이 삼성전자를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의 일상을 바꿀 것 같은 기술과 기업이 그대로 연결되지는 않은 셈이다.

물론 삼성전자도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를 보유했고 엑시노스와 같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다. AI와 반도체 모두 자율주행차에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다. 하지만 AI 플랫폼과 AP는 스마트폰과 가전에 비하면 일반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응답자들은 모바일·가전·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차량들. (사진=웨이모 홈페이지)
▲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차량들. (사진=웨이모 홈페이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우리의 일상을 바꿀 것 같은 기업 상위 10곳 중에는 구글(5위)과 애플(6위)같은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된 기업들을 찾아볼 수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 계열사인 웨이모는 지난 2009년부터 자율주행 연구를 시작해 약 2000만마일(3200만㎞) 이상의 누적 주행 데이터를 보유했다. 애플도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자체 배터리 기술을 탑재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도 최근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마그나)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2021년 7월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합작회사는 인천과 중국 난징에서 모터·인버터·전기주행시스템 등 전기차(EV)용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계열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우리의 일상을 바꿀 것 같은 기술·기기 10위권에 포함된 AI(2위)·전기차(4위)·수소차(6위)·5G(8위) 등도 자율주행과 연관된 기술 및 기기들이다. AI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기술이다. 현재 기업들이 만들고 있는 자율주행차는 대부분 기존의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및 수소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가 외부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기 위해 자율주행 시스템 및 센서들은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지닌 5G망과 필수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이번 전체 설문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오픈서베이 결과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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