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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일명 ‘실검’이 오는 2월 25일 종료된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6년만이다. 각종 논란을 낳았던 실검이 없어진 데 대해 네티즌도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포털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와 모바일 네이버 홈의 검색차트 판을 이달 25일 종료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네이버는 “인터넷 이전에 잘 드러나기 어려웠던 정보가 큰 이슈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보여주고자 했던 급상승 검색어는 능동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어하는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종료한다”고 말했다.

급상승 검색어는 지난 2005년 5월 '실시간 인기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당시 실시간 인기 검색어는 상위 10개가 노출됐으며 5초 단위로 갱신됐다. 2017년 1월부터는 노출 순위가 상위 10위에서 20위까지로 확대됐다.

네이버는 2018년 5월 네이버 모바일 앱을 개편하며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앱 메인화면에서 검색차트판으로 이동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급상승 검색어로 이름이 바뀌었고 전체 연령대별과 시간대별 차트도 제공됐다. 이듬해 11월부터는 인공지능(AI) 랭킹 시스템이 급상승 검색어에 적용돼 이벤트·할인 정보 노출 정도를 조절하고 이슈별로 묶어볼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급상승 검색어의 취지는 데이터랩을 통해 이어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급상승 검색어에 보여주신 큰 사랑과 관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비스 종료를 앞둔 급상승 검색어는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정보로 제공한다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여론조작과 광고의 도구로 활용된다는 논란도 이어졌다.

급상승 검색어는 매일 네이버를 방문하는 3000만명의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 중 급격하게 그 양이 늘어난 키워드들을 보여줬다. 검색어에는 호우와 폭설 등 날씨와 각종 사고·재난 관련 키워드를 비롯해 기업의 채용과 스타의 근황 등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등장했다.

2009년 11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3GS'가 한국 시장에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네이버는 모바일 네이버 앱을 선보였다. 사용자들의 검색이 PC뿐만 아니라 항상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에서도 이뤄지며 검색어의 종류도 훨씬 다양해졌다.

네이버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시작한 10년전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검색어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검색어 종류의 수(UQC)'는 33.6배 증가했다. 네이버는 다양해진 급상승 검색어의 변화에 맞춰 노출 키워드를 10개에서 20개로 확대했다.

2019년 11월에는 개별적으로 설정한 관심사의 정도에 따라 다른 차트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리요(RIYO)' 모델도 적용하며 변화를 이어갔다.

네이버의 최초 취지와 달리 조작논란도 이어졌다. 급상승 검색어에 등장하는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나타났다. 일정 시간에 검색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키워드가 급상승 검색어 순위 상단에 올라가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논란 등 국내 정치사적 주요 이슈와 관련해 실검은 늘 논란이 됐다. 지난해 7월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한 사용자들이 '문재인 내려와' 키워드와' 문재인 힘내세요'라는 키워드가 동시에 올라가기도 했다. 2020년 총선거를 앞두고는 급상승 검색어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네이버는 지난해 4·15 총선 기간에 실제로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실검은 또한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자사의 각종 할인이나 신제품 출시 마케팅 관련 키워드를 네이버 검색창에 집중적으로 입력해 급상승 검색어 상위로 올리는 방식이다. 이처럼 실검이 당초 취지에 맞지 않게 악용되는 일이 늘면서 실검 자체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이어져왔다.

결국 네이버는 급상승 검색어를 출시 16년만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자사의 서비스에서 생성되는 각종 데이터는 데이터랩을 통해 지속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쇼핑인사이트 △카드사용통계 △지역통계 △댓글통계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다음도 급상승 검색어와 비슷한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지난해 2월 종료한 바 있다.

[영상디자인:김진영·박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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