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면서 미디어 콘텐츠 소비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콘텐츠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정해진 시간에 콘텐츠를 시청하는 '본방송 사수' 문화도 사라졌다. OTT의 경우 접근성이 편한 데다 각 서비스별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청자 폭을 확대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을 증명한 곳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블랙 미러', '종이의 집', '엘리트들', '다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오리지널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흥행 공식에 들어맞는 콘텐츠는 물론, 새로운 장르와 주제를 이야기하는 '화이트 스페이스' 전략을 통해 넷플릭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엑셀런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맹크', '나의 문어 선생님' 등으로 7관왕을 달성했다.

넷플릭스 콘텐츠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는 제작 환경에서 탄생한 다양성과 새로움이다. 조선시대라는 역사적 배경과 좀비라는 신선한 조합이 반영된 '킹덤', 범죄의 길을 택한 고등학생을 통해 문제의식을 표현한 '인간수업',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인 크리쳐물 '스위트홈' 등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도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소재와 영상 문법을 채택했다. 

최근에는 다양성을 위한 지속적 노력의 일환으로 USC 애넌버그 포용정책연구팀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 다양성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영화, 예능, 시트콤 등 오리지널 콘텐츠 장르도 다양화하고 있다. 

▲ (사진=티빙)
▲ (사진=티빙)

국내 OTT 중에서는 CJ ENM과 JTBC가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티빙'이 대표주자다. 티빙은 두 방송사의 강점을 살려 '예능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티빙은 지난 1월 '대탈출' 등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한 정종연 PD와 함께 첫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추리반'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일에는 전국 제철 식재료와 음식 이야기를 풀어내는 로드 다큐 '백종원의 사계'를 선보였다. 현재 티빙은 나영석 PD의 오리지널 예능도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에 최적화된 포맷으로 차별화를 도모하는 서비스도 있다. 카카오TV의 경우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60분 길이의 기존 드라마와 달리 25분 내외의 '미드폼' 드라마라는 새 장르 개발을 위해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스토리텔러 발굴과 육성에 나섰다. 

올 하반기 국내 진출이 예상되는 디즈니+는 마블, 픽사, 스타워즈 등 이미 입증된 자사 IP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OTT 서비스 '시즌'을 운영 중인 KT 역시 IP 확보를 키워드로 꼽았다. KT는 올 초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스튜디오 지니'를 출범했다. 향후 원천 IP 자산을 활용한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각자의 개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등장은 궁극적으로 콘텐츠 업계가 함께 성장하는 효과를 창출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는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을 성장시키며 더 많은 플랫폼과 콘텐츠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2014년 국내 OTT 시장 규모는 1926억원이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7801억원까지 성장했다. 

최근에는 '넷챠'(넷플릭스+왓챠)나 '웨플릭스'(웨이브+넷플릭스)처럼 다양한 OTT 서비스를 교차 구독하는 양상도 확대되고 있다. 
 
넷플릭스 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리드 헤이스팅스은 "각자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콘텐츠를 갖추고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소비자는 하나가 아닌 다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며 "여전히 많은 기업들에 계속 성장할 기회가 열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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