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일 한국후지쯔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후지쯔)
▲ 최재일 한국후지쯔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후지쯔)

광화문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차량들이 최단시간에 대피할 수 있는 경로를 최대한 빨리 계산해 제공해야 피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가정할 때 필요한 기술이 모든 변수를 조합해 가장 좋은 해(답)를 찾는 '조합 최적화'다. 

세계 1위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대형IT기업 후지쯔는 이처럼 어려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컴퓨터 기술로는 신속한 해를 구하기 어려운 조합 최적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온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양자 컴퓨팅 기술을 개발했다. 다년간의 SI(시스템 통합) 경험과 수학적 최적화 팀을 보유한 국내 모 대기업과도 이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해를 찾는 시도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최재일 한국후지쯔 대표이사는 12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고객과 파트너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돕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실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브랜드 '후지쯔 유밴스(Fujitsu Uvance)'를 발표했다.

후지쯔 유밴스는 모든(Universal) 사물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전진(Advance)시킨다는 뜻으로 명명됐다. UN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맞춰 후지쯔가 축적해온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최 대표는 "후지쯔 유밴스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브랜드를 명확히 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시장을 리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는 △컴퓨팅 파워 △통신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요소가 결합한 융합 기술(Converging Technology) 부문을 우선적으로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융합 기술의 사례로는 '휴먼센싱'을 제시했다. 영상에 비친 사람의 움직임에서 이 사람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데서 더 나아가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지를' 예측한다. 디지털 기술과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서다. 일본의 최대 리테일 회사인 이온 리테일은 후지쯔의 휴먼센싱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구매행동과 판매 데이터를 연결, 점포의 상품배치 개선이나 고객응대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 부문에선 국내 이동통신사와 구축 중인 5G ORAN(개방형 무선 접속 네트워크) 테스트 베드를 조만간 오픈해 후지쯔 5G 기술의 국내 도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본사의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ORAN 기반의 5G 공중망 구축과 더불어 5G 특화망이 필요한 기업이나 공공 및 지자체에 5G에 대한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개발과 더불어 운영에 대한 다양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설명했다.

후지쯔는 역량을 집중할 사업 영역을 △지속가능한 제조업(Sustainable Manufacturing) △소비자 경험(Consumer Experience) △건강한 삶(Health Living) △신뢰할 수 있는 사회 기반 구축(Trusted Society) 총 네 가지로 추렸다.

한국후지쯔는 소매업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재(CPG), 제조, 금융, 헬스케어 분야에서 레거시(구형) 시스템을 개선해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 제공을 돕는다. 세계 1위 고객관계관리(CRM) 기업인 세일즈포스와 협력해 일본에서 창출한 고객 데이터의 연계 및 고객 경험 극대화의 사례를 한국의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계획이다.

신뢰할 수 있는 사회 기반 구축을 위해선 바이오인증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손바닥 정맥 등을 활용한 후지쯔의 바이오인증 솔루션은 신한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부터 지방은행까지 금융권에서 높은 채택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신분확인 패스트트랙에도 채택돼 누적 등록자 수 400만명을 기록했다. 오동열 한국후지쯔 컨설팅그룹장은 "금융과 공항쪽에 집중된 고객들을 확산시키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비대면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회기반을 만드는데 바이오 인증은 더욱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바이오 인증분야를 지속적으로 리드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기존에 영위해왔던 하드웨어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한다. 최 대표는 "하드웨어 비즈니스는 경쟁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프로핏(이익) 측면에서 기여가 어려운 상황으로, 다른 분야로 시프트(이동)하고 있다"며 "온프레미스(설치형) 대신 클라우드에 고객 니즈를 받고 개선해서 답을 알려주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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