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 브라운 오라클 시장전략담당 부사장이 20일 한국오라클이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오라클)
▲ 로스 브라운 오라클 시장전략담당 부사장이 20일 한국오라클이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오라클)

오라클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에 나섰다. AWS보다 '멀티 클라우드'(다수 공급업체의 클라우드를 함께 운용하는 형태)를 더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VM웨어 같은 클라우드 사업자들과도 합종연횡에 나섰다.

로스 브라운 오라클 시장전략담당 부사장은 지난 20일 한국오라클이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네트워크 이그레스(클라우드에 있는 데이터를 다른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 비용은 87%에서 크게는 95%까지 오라클이 AWS에 비해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 AWS의 이그레스 비용에 대해선 '데이터를 넣는 것보다 빼는 게 더 비싸다'는 관련 업계의 지적이 있어왔다. 멀티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면서 가격 정책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플렉세라(Flexera Software LLC.)가 발간한 연간 산업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92%가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했다.

오라클은 이런 틈새를 파고들며 자사의 비교우위를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라클은 "AWS에서 오라클로 서비스를 이전한 결과 오라클의 2세대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상에서 노드당 성능이 25% 이상 증가하고 네트워크 아웃바운드 비용도 80% 이상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오라클의 AWS 저격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AWS는 오라클이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시장에서 가졌던 절대적인 위치에 도전한 대표적인 회사다. 그 때문에 오라클은 "AWS DB로는 기업 워크로드(작업량)를 감당할 수 없다"는 비난도 했다. 이번에는 실제적인 데이터를 제시하고, '지원군'을 두터이 하며 의미가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멀티 클라우드 시대가 되자 '공수역전'이 벌어진 모습이다.

앞서 오라클은 2019년 6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센터를 연동해 기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 온프레미스 가상 소프트웨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VM웨어 고객의 오라클 클라우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오라클 클라우드 VM웨어 솔루션(OCVS)'을 개발했다.

오라클은 멀티 클라우드 고객으로 최근 급속 성장 중인 화상회의 서비스기업 '줌'을 꼽았다. 브라운 부사장은 "줌은 굉장히 기쁜 파트너사 고객"이라며 "줌에선 굉장히 대대적인 볼륨으로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맺고 여러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계신데 확정된 바가 나오는대로 공유드리겠다"고 했다.

'오라클은 비싸다'는 인식을 AWS에 넘겨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오라클은 공격적 가격정책을 연이어 펴고 있다. 올 6월부터 OCI 유니버설 크레딧(OCI Universal Credits)상에서 1달러를 구매하면 유지보수비 25%를 깎아주는 '오라클 서포트 리워드'를 시행하고 있다.

브라운 부사장은 "고객들의 오라클 클라우드 도입이 쉽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선보였다"며 "다른 회사들이 마이그레이션(이주) 자체에서 많은 비용을 청구하고 비즈니스를 꾸려나가는 것과는 달리 오라클은 직원을 활용해 마이그레이션을 무료로 할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피력했다.

간담회 말미까지도 오라클은 멀티 클라우드의 이점을 강조했다. 브라운 부사장은 "각각 클라우드 업체들이 투자할 때 특화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함으로써 각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활용하실 수 있고 상호연동을 통해 저지연, 초고속 장점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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