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멈췄던 융합연구 지원 재개…STEAM 융합연구사업 다시 뛴다

발행일 2021-11-30 18:28:21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멈췄던 융합연구 지원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 이를 통해 미개척분야에 대한 핵심적인 기초·원천 기술을 개발·확보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30일 STEAM 융합연구사업을 오는 2022년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STEAM은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기초 교양(liberal Arts)·수학(Mathematics)의 약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년 260억원 투입을 시작으로 STEAM 융합연구사업을 통한 지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STEAM 융합연구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처음 시작됐다. 그러나 해당 사업을 통해 선정된 과제들의 개발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진다는 등의 지적이 나와 2017년 12월 일몰사업으로 지정된 바 있다. 당시 정부 예산 등의 문제로 대부분의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이 중단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TEAM 융합연구사업은 일몰 지정 후 신규과제가 추진되지 않았다.

STEAM 융합연구사업은 올림픽을 앞두고 갑작스레 경기에 최적화된 스포츠용품 개발을 지원 과제로 선정했던 식으로 사업이 운영됐다. 당시 STEAM 융합연구사업은 18개에 달하는 내역 사업이 있기도 했다.

STEAM융합지원단 관계자는 “과거엔 시장 필요성 제기 등에 따라 지원과제가 선정돼 전체적인 사업 방향성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구조 개편을 조건으로 일몰관리 혁신대상에 선정되며 사업을 재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과 냈던 방식은 그대로, 사업 방향성은 ‘재정비’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5월 ‘중장기 융합R&D 프로그램 사업 필요성’ 등을 이유로 일몰관리혁신 대상에 해당 사업을 선정했다. 그간 STEAM 융합지원사업이 냈던 높은 연구 성과도 일몰관리혁신 대상 선정에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STEAM 융합지원사업을 통해 나온 논문·특허는 양적 측면에서 전체 정부 R&D 대비 평균 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연구의 질 역시 높다. 세계적 저널 게재와 국가R&D사업 100선에 다수가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STEAM 융합지원사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0억원 당 4.83건의 SCI급 논문을 올렸고, 4.4건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정부 R&D 평균(SCI급 논문 2.01건·특허 출원 1.62건)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STEAM 융합연구사업은 이에 따라 연구 성과를 냈던 지원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과제 선정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전문가들이 모여 미개척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식이다.
이주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융합기술과 과장이 30일 ‘STEAM융합연구사업, 미개척분야 발굴 보고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중계 갈무리)

과기정통부는 이날 ‘STEAM융합연구사업, 미개척분야 발굴 보고회’를 개최하고 신규 연구과제 발굴·기획을 담당하는 전문가집단인 STEAM융합협의체를 발족했다. 협의체는 매년 2차례 미개척분야를 발굴, 20~30개의 신규 연구 과제를 선정·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제당 5년 내외의 기간 연 6억~12억원 정도의 지원을 받는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함께 STEAM연구사업을 5개의 융합R&D 지원 프로그램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융합R&D에 관심 있는 산·학·연 연구자와 관계자 150여명이 현장·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내년부터 DNA메모리 등 4개 미개척분야 지원
협의체가 내년 지원 과제로 선정한 미개척분야는 △DNA메모리 △극한환경용 영구저장장치 △무전력 식물로봇 △X-IoT기반 재해 분석·예측 등이다. 미개척분야는 유망성은 높으나 R&D 활동이 미약해 미성숙한 기술을 말한다. 정부나 기업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공백으로 판단되는 분야로 정의된다. 정부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 선도를 목표로 해당 분야를 적극 육성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단 포부다.

STEAM융합협의체는 국내외 과제·언론·정책 등을 조사·분석한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지원 분야를 최종 검토·선정한다. 내년 연구 선정도 최근 2년간 데이터를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협의체는 △과학기술 관련 국외연구과제 8만건 △언론기사 13만건 △정책자료 등을 조사·분석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종합 검토했다. 또 기술수요조사를 3차례 실시, 총 260여건을 접수받아 기술별로 논문·특허·국내연구과제(NTIS) 등의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미개척분야의 유망기술 개발은 기술별 특성에 적합한 융합 방법·목적에 따라 학문간(S), 기술간(T), 성과간(E), 기술+감성(A), 수학·데이터 기반(M) 등 5가지 융합 프로그램으로 지원된다. STEAM융합지원단 관계자는 “연구자가 직접 자신의 과제에 맞춰 융합 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원하게 된다”며 “지원단은 선정된 연구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구 결과가 더욱 널릴 쓰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송종희 STEAM융합협의체 위원장이 30일 ‘STEAM융합연구사업, 미개척분야 발굴 보고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중계 갈무리)

STEAM융합협의체는 △기술·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 △신(新)기후체제 이행체계 구축 △미래 안전·안심 사회 준비 △국민 건강·삶의 질 향상을 4대 임무로 지정하기도 했다. 협의체는 연구자 대상 기술수요조사와 전문가 선별 결과를 종합 검토, 내년 사업 착수 시 공고할 예정이다.

STEAM융합협의체는 이날 구체적으로 미개척분야의 R&D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도 제시했다. DNA메모리는 DNA 분자구조를 디지털 정보의 저장 수단으로 이용해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초저전력·고저장을 가능하게 하는 신개념 메모리다. 기술적 한계에 봉착한 메모리 시장에 획기적인 돌파구 제시가 가능하다. DNA메모리는 ‘미성숙’ 분야로 분류됐다.

극한환경용 영구저장장치는 화재·침수·지진 등의 재난 상황과 우주·심해 등의 극한 환경에서도 메모리 보존과 사용이 가능한 반도체 기술로 꼽힌다.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나 현재는 실험 여건 부족 등의 이유로 R&D활동이 부족한 ‘공백’ 분야로 분류됐다.

무전력 공기정화 식물로봇은 식물의 증산작용과 광합성을 모방, 무전원으로 탄소를 포집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로봇화 된 인공나무다. 관련 R&D가 시도되었으나 아직 효과성이 증명되지 못한 기술로서 가능성이 검증될 경우 경제적·사회적 파급력이 매우 높은 ‘미성숙’ 분야다.

X-IoT 기반 재해 분석·예측 기술은 지상·지하·수중에 센서와 AI 기반의 IT기기를 다중 융합한 장치를 개발·활용해 재해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사회적 수요와 필요성이 높으나 요소기술별 수준이 상이하여 통합적 접근을 통한 실제 구현이 필요한 ‘공백’ 분야다.

고복원율 극저온 동결기술은 세포조직·DNA·RNA·단백질 등의 바이오물질을 -80℃~-196℃로 보관하고 해동 이후 낮은 복원율과 독성 발생 등의 화학적 동결보존제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냉동보관 융합기술이다. 연구현장의 수요가 높으나 산업적 관심이 다소 낮아 R&D투자가 부족한 ‘공백’ 분야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540여명 전문가의 정밀 검증 과정을 통해 최종 미개척분야를 확정, 분야별 신규 연규과제(RFP)를 기획·마련할 예정이다. STEAM융합협의체와 기술수요 제안 연구자를 중심으로 상세 기획과정을 거쳐 2022년 상반기 공고된다. 연내 마련 예정인 2022년 융합연구개발사업 시행계획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다.

고서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세계 주요국간 기술패권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방법은 융합을 통해 유망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는 미래에 유망하면서 동시에 현시점에서는 관심이 부족한 미개척분야를 찾고, 미개척분야 핵심기술 개발을 융합연구 방법으로 2022년부터 본격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30일 열린 ‘STEAM융합연구사업, 미개척분야 발굴 보고회’에서  STEAM융합협의체 발족식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유튜브 중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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