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요약하면
·OTT 서비스는 팬데믹의 수혜를 받은 업종으로 지난해 관련 시장 규모가 9800억원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옥수수'와 '푹'이 합병해 탄생한 '웨이브'는 브랜드 마케팅과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통해 출범 2년 만에 토종 OTT 업계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자막·음질·화질 개선을 통해 구독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2019년 '웨이브'가 등장할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연합한 '푹'이 합병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차별성을 보여주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웨이브는 시장의 반응과 우려섞인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출범 당시부터 '웨이브 오리지널'을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출범 2년이 지난 현재, 웨이브는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킨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TV프로그램에 대한 제작 지원을 통해 자체 콘텐츠를 수급하는 한편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해외 시리즈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며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실제로 웨이브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만 10세 이상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 결과 지난 7월 기준 OTT 이용자 수 2위(319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1인당 평균시간이 가장 높은 OTT앱(475분)으로 선정된 웨이브의 저력은 무엇일까. <블로터>는 배중섭 웨이브 마케팅기획팀장을 만나 웨이브의 구독자 관리 방법과 비전에 대해 청취했다. 

▲ 배중섭 웨이브 마케팅팀 팀장(왼쪽)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 배중섭 웨이브 마케팅팀 팀장(왼쪽)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Q. 웨이브는 어떤 서비스인가.
A. 웨이브는 SK브로드밴드와 방송 3사가 힘을 모아 만든 서비스다. 지상파 3사의 모든 콘텐츠와 HBO를 비롯한 해외 콘텐츠 및 영화까지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웨이브에서 만든 '웨이브 오리지널'까지 즐길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OTT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Q. 팬데믹 이슈, 기회인가 위기인가
A. OTT 분야는 팬데믹 상황에서 수혜를 본 업종이라고 생각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OTT 시장의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관련 시장이 9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유료 방송 매출 대비 약 22%에 해당하는 수치다. 2~3년 전만해도 매출 대비 7~8%로 3000억원이었던 시장이 팬데믹 이슈가 발생하고 3~4년 만에 4~5배 성장한 셈이다. 

Q. 국내 OTT 구독시장은 어떻게 형성돼 있나.
A. 국내 OTT 구독시장에서는 워낙 유명한 '넷플릭스'가 존재한다. CJ 계열 콘텐츠를 공급하는 '티빙'과 큐레이션 및 영화 서비스로 유명한 '왓챠'도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다. 쿠팡의 '쿠팡플레이'가 서비스중이며, 최근 들어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시장에 론칭했다. 이중 웨이브는 넷플릭스에 이은 2등 플레이어로 포지셔닝하고 있는데 국내 OTT로 한정하면 1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Q. 웨이브의 타깃층은 어떻게 되나.
A. 웨이브는 현재 연령 단위로는 나누지 않는데 이런 방법이 시장의 추세로 보인다. 예를 들어 60대 이용자의 경우 일일 연속극을 주로 시청할 것 같지만 범죄물이나 미국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현재 웨이브는10~60대에 이르는 남녀노소 다양한 유저들의 시청 데이터를 초 단위로 분석하고 있다. 해당 시청 데이터를 초 단위로 분석해 장르 선호도나 끊기는 지점을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관련 유저와 매칭이 되는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수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기존 구독자의 해지방어를 위한 전략이 궁금하다.
A. OTT 구독 서비스의 경우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를 다 보거나 더 이상 보고 싶은 것이 없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매몰차게 움직인다. 콘텐츠에 따른 플랫폼 선호도가 극명하며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웨이브는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 유저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나 장르 특성을 꾸준히 파악한다. 유저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장르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관련 유저가 좋아하는 콘텐츠와 유사하거나 '톤 앤 매너'가 비슷한 콘텐츠를 어필하는 방식이다. 추천 방식은 '반 인공지능'(AI)으로 볼 수 있는데, 일정 부분 AI도 활용하지만 아직까진 사람의 감성이 더 앞서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부에 있는 큐레이션 매니저 분들의 예측률이 AI보다 높게 나타난다. 시청 시간이 감소하거나 직접 해지를 하는 고객에게는 가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 블로터 테크웨비나를 진행하고 있는 강연자들. (사진=블로터)
▲ 블로터 테크웨비나를 진행하고 있는 강연자들. (사진=블로터)
Q. 신규 구독자를 유치하는 스킬이 있다면.
A. 웨이브는 크게 투트랙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신규 구독자를 유치한다. 우선 웨이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젊고 트렌디하게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가수 겸 연기자로 활동중인 '아이유'를 모델로 기용했다. 아이유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캠페인 활동을 꾸준히 진행했다.

두 번째는 콘텐츠 홍보 활동이다. 매일같이 업데이트되는 방송과 콘텐츠 외에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해외 시리즈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각각의 콘텐츠를 홍보해 기존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한편 새로운 유저를 유입시킬 수 있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Q. 웨이브를 서비스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A. 최근 OTT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도 범람하고 있다. 어떤 콘텐츠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평가도 달라지기 때문에 마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저도 콘텐츠를 좋아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이 어떤 콘텐츠를 내놨는 지 파악하기 위해 일적으로 다른 앱을 열심히 들여다 본다. 이를 통해 경쟁사들이 특정 콘텐츠를 수급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하고 마케팅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마다 홍보할 수 있는 전략이나 마케팅 기법이 다르다보니 하나 하나마다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 관련 사이클이 빠르게 돌아가다보니 여기에 맞춰 대응하는 부분이 힘들다고 느껴진다.

Q. 자랑하고 싶은 성공 사례도 궁금하다. 
A. 브랜딩적인 측면부터 말씀드리면 아이유와 함께 했던 캠페인 활동이다. 웨이브는 출범 당시만 해도 지상파와 통신사간 결합된 서비스이다보니 시장의 기대를 받진 못했다. 때문에 웨이브 브랜드를 좀 더 젊고 긍정적으로 가져갈 방법을 고민하다가 아이유를 선택하게 됐다. 1년여간의 캠페인을 통해 아이유의 이미지와 웨이브를 연상케 하는 푸른 파도가 더해져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굉장히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콘텐츠 부분에서는 '검은태양'이 대표적이다. 웨이브 오리지널로 편성된 '검은태양 확장판'은 본 방송보다 스토리 개연성이 풍부하고 모자이크 버전도 제거된 콘텐츠다. 본 방송을 시청한 유저들이 웨이브에서 확장판을 N차 관람하며 시청 시간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빈지워칭 타입으로 편성한 오리지널 콘텐츠 '유 레이즈 미 업'도 성공 사례다. '유 레이즈 미 업'은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이다보니 추석 연휴 시청 시간과 신규 가입자 유치에 큰 공을 세웠다. 내부에서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 입소문을 타고 추석 연휴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Q. 서비스를 어떻게 고도화할 계획인가.
A. 콘텐츠 측면으로는 지속적인 시청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고도화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의 양과 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최근 설립한 '스튜디오 웨이브'를 통해 웨이브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중장기적 비전을 수립했다. 

서비스적인 부분도 대거 보완할 예정이다. 정확한 대사 전달 및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기능을 추가하고 음질 및 화질도 개선할 요소가 있다. 현재 UHD 화질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콘텐츠 베이스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이다보니 관련 제작 포맷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가져오는 구조가 많다. 웨이브 오리지널을 통해 돌비 서라운드나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웨이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가장 기본의 OTT로 포지셔닝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앞선 넷플릭스나 후발주자 디즈니+ 등 외산 플레이어의 압도적인 힘을 단기간 내 따라잡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웨이브는 24시간 업데이트 되는 시스템과 우리나라 콘텐츠의 저력을 믿고 있다. 믿음과 신뢰를 통한 콘텐츠 수급을 통해 글로벌 시장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비판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웨이브가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적 단일화) 수준에 맞출 수 있게 노력하고 있으니, 시청자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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