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 (사진=윙크스톤파트너스)
▲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 (사진=윙크스톤파트너스)
최근 금융권에 진출한 빅테크를 포함해 전 은행권에서는 '대안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회초년생이나 개인사업자 등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와 같은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위해 비금융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신용 취약계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이제 막 제도권으로 올라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업) 시장에서 '한국판 펀딩소사이어티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고도화한 신용평가모델이 자사의 '핵심자산'이라고 꼽는다. 지난달에는 신한금융투자 등으로부터 20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신용 취약계층과 금융 사각지대를 꿰뚫은 전략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는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경제활동 인구의 4분의 1 정도다. 제조업 국가 중에 이렇게 비중이 높은 것은 한국 밖에 없다"면서 "그런데 이 분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쉽게 받기 힘들다. 기존 금융권은 '과거의 데이터'에 의존해 대출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 같은 중소상공인(SME)이 전통적 금융권에서 원하는 '담보'가 없는 경우도 많아 자영업자에 최적화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여신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권 대표는 "올해 초 한국은행에서 나온 통계자료를 보고 매우 놀랐다. 한국의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이 약 900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43조원은 고금리대출잔액이었다"면서 "그런데 자영업자의 평균 연체율은 0.2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자영업자 245만6000명이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은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처 총 831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이 28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늘었다. 특히 대부업 등을 포함한 기타 업권 증가율은 71.8%에 달했다.

윙크스톤파트너스의 온라인 P2P서비스 '윙크스톤'은 사업 초기부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출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체 신용평가모델(CSS)을 구축해 차주의 성실 상환율 등을 측정해 대출을 진행, 연체율은 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채권매각이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없이 유지된 건전성이다.

윙크스톤파트너스가 벤치마킹하는 회사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SME 디지털금융 및 P2P플랫폼을 제공하는 펀딩소사이어티스다.

펀딩소사이어티스는 싱가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수많은 중소사업자들의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누적상환액이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펀딩소사이어티스는 1.27%의 낮은 연체율을 유지하며 추산되는 기업가치만 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SME 대출에 집중…'연체율 0%'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권 대표는 "신용평가모델은 대표적으로 3가지로 구성된다.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CSS와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CSS, 그리고 외부 신용평가사 등 금융데이터를 가지고 측정하는 모델 등이 있다. 윙크스톤은 이 3가지를 합쳐 복합평가모델을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좀 더 정교하게 신용평가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업태에 맞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는 인공지능(AI)도 활용될 것이고,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한 다양하고 정교한 데이터를 활용한 평가모델을 구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 (사진=윙크스톤파트너스)
▲ (사진=윙크스톤파트너스)
윙크스톤은 이커머스 사업자나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주 등 업태에 맞춘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업체의 현금흐름 등을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플랫폼과 제휴를 해 이커머스 셀러의 수익 형태와 사업성 등을 평가하거나 프랜차이즈 정보 플랫폼 '마이프차(마이프랜차이즈)'와 제휴, 가맹 브랜드의 폐점률 등을 파악해 창업자금대출을 진행하는 식이다. 

올해 전체 대출 상품 중 50%에 달하는 대출을 SME 대상으로 진행한 윙크스톤은 내년에는 80%까지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권 대표는 '사세 확장'을 위한 고민도 크다. 새로운 영역에서의 대출상품과 신용평가모델 개발을 위한 인력 채용이 중요한 시점이지만 이제 제도권으로 올라선 기업인만큼 윙크스톤이라는 브랜드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권 대표는 "현재 윙크스톤은 채용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아직 많이 알려진 회사가 아니다보니 인재 채용이 쉽지가 않다"면서도 "하지만 윙크스톤은 업계에서 높은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은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채용 과정에서 '꿈의 크기'를 가장 많이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용을 할 때 '꿈의 크기'가 어떤 지를 본다"면서 "장기적인 꿈과 목표가 회사의 '꿈의 크기'와 같아야 시너지가 좋을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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