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IBM)
▲ (사진=IBM)

IBM이 왓슨 헬스 사업부를 단돈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보도했다.

매체는 IBM이 왜 이렇게 낮은 가격에 의료 서비스를 중단하는가에 의문을 품었다. 지난달 오라클이 전자의료기록 분야 선두업체 서너(Cerner)를 인수하기 위해 약 283억달러(약 34조원)를 쓴 바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봄 AI(인공지능)와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내 병원 등 헬스케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뉘앙스(Nuance)를 인수하기 위해 약 197억달러(약 23조원)를 썼다. 테크크런치는 "기업들이 의료 서비스의 인수를 위해 기꺼이 큰 돈을 지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IBM는 앞서 지난 2015년 4월 IBM의 AI(인공지능) 플랫폼인 왓슨헬스를 출시했다. 의사가 환자 정보를 입력하면 컴퓨터가 빠르게 방대한 관련 문헌을 읽고 더 나은 치료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국내서도 2016년 가천대학교 길병원 등에서 '왓슨 포 온콜리지'가 도입된 바 있다.

왓슨헬스를 위해 IBM은 사업 초인 2015~2016년 파이텔(Phytel), 익스플로리스(Explorys), 머지 헬스케어(Merge Healthcare), 트루벤 헬스 애널리틱스(Truven Health Analytics) 등 여러 의료 데이터 관련 회사들을 사들이면서 총 40달러(약 4조8000억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모두 왓슨헬스의 머신러닝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중심적 접근법을 취한 것이다. 매체는 이는 당시로선 큰 돈이었다고 설명했다. 

테크크런치는 또 클라우드와 AI 등의 분야에 집중하려던 전 CEO(최고경영자였던) 버지니아 로메티(Virginia Marie Rometty)의 계획의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왓슨헬스가 세계 모든 곳에 세계적 수준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봤다. 세계 최고 암 센터에서 훈련받은 왓슨이 세계적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없었던 중국과 인도 등의 병원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그가 떠난 후 CEO 자리에 오른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는 우선순위가 다르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매체는 "IBM이 회사 전체에 걸쳐 다른 방식으로 의료 사업을 계속 추구하겠지만, 왓슨헬스를 포기하게 되면 의료 사업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붓고 돈을 거의 돌려받지 못한 실패한 전략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초에도 IBM이 왓슨헬스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나온 바 있다. 연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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