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를 고객군(오디언스)·지역별로 타깃팅해서 송출할 수 있는 '어드레서블 TV 광고'가 주목받고 있다. IPTV 사업자들과 더불어 지상파 방송국들도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디지털 마케팅과 같은 정밀한 타깃팅을 통해 침체된 방송 광고 시장에 활기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TV를 시청하는 가구의 특성과 관심사에 따라 가구별로 각기 다르게 송출하는 맞춤 광고를 말한다. 스트리밍 서비스(OTT)나 주문형비디오(VOD)와 같은 커넥티드TV의 경우 시청자가 볼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액션이 생길 때 의의를 가진다. 또한 OTT의 경우 모바일 기기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 지역 설정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반해 어드레서블 TV는 셋톱박스에 저장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알아낸 특성을 기반으로 그룹을 지어 광고를 송출한다. 지역 타깃팅은 물론 그간의 시청 이력을 통해 이미 오디언스 책정이 되어 있다.

대표적인 어드레서블 TV 서비스 업체로는 '애니포인트미디어'가 있다. 애니포인트미디어는 2015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오디언스의 경우 평소 관심사 타깃팅과 함께, 홈쇼핑 채널에 장시간 머물렀을 경우 관심을 가지는 제품군으로 태깅하는 것도 가능하다.
 

▲ Btv 우리동네광고에서 제공하는 광고 템플릿. (사진=Btv 우리동네광고 홈페이지 갈무리)
▲ Btv 우리동네광고에서 제공하는 광고 템플릿. (사진=Btv 우리동네광고 홈페이지 갈무리)
실제로 한 모바일 RPG의 경우 같은 광고 소재를 가지고 △게임채널을 자주 본 오디언스 △25세~44세 남성 △18세~24세 남성 등 3개의 타깃으로 나눠 광고를 진행했다. 특히 18세와 19세의 경우 전국에 고등학교가 있는 우편번호에만 광고를 집행했다.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소상공인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해당 지역에만 광고를 하면 되는 광고주들에게도 유용하다. SK브로드밴드의 '우리동네광고'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IPTV나 케이블TV 등의 방송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지역 광고 시간에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템플릿을 제공해 사진과 소개글만 입력하면 빠르게 광고 영상을 만들어 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최소 광고비도 10만원으로 유연하게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지상파도 동참 "어드레서블 TV 광고로 구매 의사 상승"
제일기획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광고비는 13조9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발맞춰 광고 시장이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하며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결과다. 디지털 광고가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7조5118억원을 기록했고, 방송 광고의 경우 4조2억원을 기록했다. 

방송 광고는 중간 광고가 추가되는 등 13%가 성장하며 2016년 이후 5년 만에 4조원대 시장으로 복귀했다. 그럼에도 OTT 플랫폼이나 영상 플랫폼 등이 급성장하는 것을 방송광고 시장은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마케팅 기업 '허브스팟'에 따르면, 소비자의 57%가 영상 앞에 붙는 디지털 광고를 싫어하고 응답자 중 43%는 해당 광고를 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TV광고에 대한 광고 신뢰도가 타 매체 대비 높은 바,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통해 방송 광고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텔레비전 광고의 신뢰도가 80% 수준으로 디지털 광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방송 광고비는 2021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한국방송협회)
▲ 텔레비전 광고의 신뢰도가 80% 수준으로 디지털 광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방송 광고비는 2021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한국방송협회)
실제 IPTV 3사는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관련 광고솔루션을 통합 판매하고 있으며, MBC와 EBS 등 지상파도 이를 도입했다.

특히 20일 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IPTV 어드레서블 광고를 시청한 가구에서 브랜드 인지도 선호도 등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뿐 아니라 실제 제품에 대한 구매 의사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5~9월 약 4개월 간 박현수 교수 연구팀은 홈쇼핑 등 탈모 관련 제품을 일정 시간 이상 시청한 가구(탈모관심가구)만 추출해 IPTV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송출했고, 이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효과를 분석했다. 박현수 교수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 동일한 광고를 IPTV 어드레서블 TV 광고와 일반 TV 광고로 모두 시청했을 때 일반 TV광고만 시청한 비교군보다 최선호도가 26% 늘었고 구매의도의 경우 14%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지역에 한정해 IPTV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노출하였을 경우, 노출하지 않은 지역에 비해 해당 제품의 매출이 7% 높았고 전국적으로 비교하면 18%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의 한 관계자는 "이는 IPTV 어드레서블 TV 광고가 고객 인식 변화는 물론 실질적 매출로 이어짐으로써 광고주의 효율적 광고비 집행 가능성에 대한 실증적 효용이 검증된 유의미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가구 단위 시청률이라는 한계와 함께 지상파 방송사들이 모두 참여해야 전국 단위를 커버리지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스마트폰과 결합해 개인 단위 시청률 제공이 가능해진다면 세분화된 개인 타깃별 데이터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단일 대상이 여러 매체에 걸쳐 노출되는 광고와 그와 관련된 구매 행동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진정한 '싱글소스 데이터' 구성도 가능하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TV광고는 일단 청약을 하고 나중에 효율 분석을 했다면 이제는 광고하기 전부터 고민을 하는 시대"라며 "현재 어떤 데이터가 광고주나 광고 시장에 유용한 지 바로미터가 없는 상태에서 개별 기술이 먼저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이나 뉴미디어에 대한 광고 제도가 정립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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