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페이 홍보 이미지 갈무리.(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 애플페이 홍보 이미지 갈무리.(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시장 상륙이 가시화하자 이 시장 주요 플레이어인 카카오페이는 일본과 중국으로 결제 서비스를 본격 확대하면서 경쟁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알리페이플러스(Alipay+)'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 일부 지역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카카오페이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카카오페이는 중국에서 사용이 가능한 최초의 해외 간편결제 사업자가 됐다.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인 앤트그룹 계열사 알리페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은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항저우 근교 이우시의 상업 지구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사용자들은 카카오페이 로고가 비치된 사용처에 QR코드나 바코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12월 초부터는 사용자가 매장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촬영하는 방식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처는 중국의 대도시 중심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또 카카오페이는 무비자 개인 여행 재개에 맞춰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은 일본 내 '카카오페이'나 제휴 서비스인 '알리페이플러스(Alipay+)' 로고가 비치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별도 환전 과정 없이 결제할 수 있다. 하네다국제공항, 간사이공항부터 로손, 세븐일레븐, 돈키호테, 빅카메라,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등 한국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결제처를 확보했다.

주목되는 건 프로모션 혜택이다. 롯데면세점과 제주항공을 찾는 이용객들에게 '카카오페이 일본 여행 파우치'를 제공한다. 10월 27일부터 12월 14일까지 프로모션 기간 동안 일본에서 카카오페이머니로 31엔 이상 결제 시 1인당 5회까지 30엔(약 283원)이 즉시 할인된다. 국내 시장 결제 시 카카오페이의 '알 리워드'에 1~9원 단위가 자주 나와 혜택이 저조했다는 평가를 들은 것과는 대조된다. 일본향 결제 활성화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제 편의성도 확보했다. 사용자가 카카오페이 사용이 가능한 해외 국가에 체류하게 될 경우, 결제 바코드가 자동으로 해당 국가의 '해외 결제'로 전환된다. 사용자가 일본과 중국에서 결제를 할 때도 별도의 프로세스를 거칠 필요 없이 국내에서 결제하던 방식 그대로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된다.

포스트 코로나로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플러스와 함께 국내 사용자들이 해외에서도 카카오페이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알리페이플러스는 앤트그룹이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크로스보더 결제 및 마케팅 솔루션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 외에 싱가포르와 마카오에서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카카오페이의 일본, 중국 서비스 확대 안내 이미지.(사진=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의 일본, 중국 서비스 확대 안내 이미지.(사진=카카오페이)

이처럼 카카오페이가 해외 시장으로 발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하는 건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 동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리더는 지난 1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애플페이의 한국 사업 서비스 방향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해당 변화에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페이의 결제방식인 NFC(근거리무선통신)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국내 가맹점에 설치하는 전환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범용성을 곧바로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카카오페이 측의 계산이다. 애플페이 도입이 장기적으로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친화도를 높여 전체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쟁도 심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증권과 보험업으로 사업군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핵심 매출처는 결제 서비스다. 결제 서비스에서 지속적인 매출을 확보해야 신사업에 투여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3분기 매출은 1414억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1511억원이 집행됐다. 신규 금융 서비스 출시에 따른 지급수수료, 카카오페이증권 MTS 상각비, 사업 확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이 작용했다. 이에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97억원, EBITDA는 -37억원을 기록했다.

결제 서비스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결제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으며, 해외 온라인 핵심 가맹점의 결제액 증가에 따라 해외결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했다. 국내결제는 애플페이 상륙 시 성장성이 저해될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는 우군인 알리페이와 손잡고 일본과 중국에서의 매출을 늘리는 게 카카오페이의 '생존'과 직결된 전략이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만큼 향후 협력 강도에 따라 카카오페이의 성장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설립자 마윈이 정부 금융정책을 비판한 뒤 당국의 지도에 순응, 앤트그룹의 금융지주회사 개편을 단행한 후 험난한 시기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신재생에너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지정했다. 핀테크 탄압 기조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인터넷플러스' 정책이 중점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리바바그룹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달 4일 69.81달러의 종가를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7.05% 올랐다. 이날 카카오페이도 전일 대비 9.59% 오른 4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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