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오 코엑스점 매장 전경.(사진=이랜드.)
▲ 스파오 코엑스점 매장 전경.(사진=이랜드.)

이랜드 패션사업부문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문이 지난해 1조6000억원의 매출에 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160% 이상 성장한 수치로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문 역대 최대 실적이다. 

성장 이끈 뉴발란스·스파오
이랜드의 패션사업이 이처럼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뉴발란스와 스파오의 활약이 자리했다. 국내 라이선스권을 획득해 2008년부터 운영 중인 뉴발란스는 지난해 홀로 7000억원의 매출을 일으켰다. 코로나 기간에도 스티브잡스 신발로 알려진 992 시리즈나 지난해 누적 판매 100만족 판매를 달성한 530 시리즈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해 전년 대비 7배 성장한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스파오는 국내 최초 SPA 브랜드로 ‘2일-5일 생산 시스템’을 완성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 답십리 생산클러스터 스피드오피스 내부.(사진=이랜드.)
▲ 답십리 생산클러스터 스피드오피스 내부.(사진=이랜드.)

‘2일 생산’은 한가지 상품을 발주, 생산, 매장에 입고하기까지 전 과정을 48시간 안에 끝내는 생산 기법으로 이랜드가 SPA브랜드로는 최초로 도입했다. 스파오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서울 성동구 답십리에 국내 생산 오피스인 ‘이랜드 오피스’를 열었다.  

2일 만에 생산된 제품이 인기 조짐을 보이면 곧바로 해외 생산 기지에서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 해외 생산 프로세스도 5일이면 기획부터 매장 진열까지 완성되는 빠른 구조다. 

이랜드는 ‘2일-5일 생산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50% 수준이었던 봄여름 정판율을 80% 가까이 끌어올렸다. 정판율 80%는 재고관리를 가장 잘하기로 유명 글로벌 SPA 자라가 내세우던 세계 최고 수준의 수치다. 이랜드는 스파오의 ‘2일-5일 생산 시스템’ 성공에 힘입어 전 브랜드에 시스템을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 30%
이랜드 패션사업부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빠르게 온라인으로 사업 무게 중심을 옮겨 실적을 개선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로엠 등 브랜드별 단독 온라인몰(공홈)을 연이어 선보이며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확대됐다. 

실적을 대폭 끌어올린 뉴발란스는 ‘MY NB(마이엔비)’라는 새로운 멤버십형 공식 온라인몰을 만들었다. 단지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 성격에 맞게 러닝클럽, 필라테스, 피트니스 정보 등을 나눌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

▲ 뉴발란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사진=이랜드.)
▲ 뉴발란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사진=이랜드.)

‘미쏘닷컴’과 ‘로엠닷컴’은 여성복 특성에 맞춰 ‘큐레이션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로엠닷컴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체형별 맞춤 사이즈를 제안하는 ‘MY FIT SIZE’ 서비스와 ‘고객 사이즈별 맞춤 리뷰 필터링’ 등 강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편리한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MY FIT SIZE’ 서비스는 자신의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기존 구매 고객들의 빅데이터와 본인이 전에 구매했던 내역을 바탕으로 비교해 적정 사이즈를 추천해준다. 사이즈뿐 아니라 함께 매치하면 좋은 상품도 사이즈에 맞춰 추천해 준다.

미쏘닷컴은 2030 여성 고객들이 원하는 미쏘만의 단독 멤버십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미쏘닷컴 회원 등급은 화이트(White)부터 블랙(Black)까지 총 5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1만원 이상 구매 즉시 White 레벨로 진입해 5% 할인 쿠폰팩과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게 된다.

스파오는 20년 8월 ‘스파오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온라인몰을 새롭게 리뉴얼했다. 코로나19로인해 비대면 소비가 자연스러워진 고객에 맞춰 대규모 개편을 진행했다. 고객이 평소에도 방문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스냅’ 탭을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스냅 탭은 스파오가 보유한 인플루언서 300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스파오의 의류를 소화한 콘텐츠와 사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 스파오 공홈은 트렌드에 민감한 다양한 스타일의 고객들이 스파오를 주로 이용하는 만큼 브랜드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스파오, 뉴발란스 외에도 미쏘, 로엠 등 여성복 브랜드와 후아유 등 캐주얼 브랜드이 고르게 실적이 상승한 것이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이유”라며 “해외와 국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생산시스템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획하는 트렌드 적중력 높아져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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