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순수전기차를 독점 생산한다는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전기차 성장 둔화로 하이브리드차가 주목받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간) 호세 무뇨즈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씨엔비씨(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제조 시설에 배터리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뇨즈 COO는 “우리는 현재 전기차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에 따라서 몇 가지 기술을 추가할 필요가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는 뉴욕 인터내셔널 오토쇼에서 신형 투싼 크로스오버를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버전으로 판매된다.
무뇨즈 COO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우리에게 중요한 전략적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선구자 중 하나고 이를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시에 하이브리드차도 회사의 전략에 중요하다며 앞으로 현대차에서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무뇨즈는 밝혔다. 그는 “하이브리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고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무뇨즈 COO는 현대차가 전기차 전환에 전념하고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더 좋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시장 수요에 따라 조정할 것이며 현재로서는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바를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하고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를 늦추기로 한 후에 나온 것이다. 특히 새로운 규제에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비중이 확대됐다.
지난 20일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를 확정하며 2032년까지 신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을 기존 67%에서 최대 56%로 낮췄다. 그 대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은 각각 13%와 3%로 조정됐다.
현대차는 75억9000만달러를 들여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생산시설도 건설 중이다.
HMGMA는 현대차의 첫 해외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오는 4분기에 공식 생산을 시작한다. 당초 내년 1분기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1분기 앞당겨진 것이다. 당초 현대차는 이곳에서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를 연간 최대 30만대 생산할 계획이었다.
아울러 현대차는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SK온과 합작 투자해 50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제조 시설을 짓고 있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총 12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