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김수민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김수민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후 첫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송곳 질문에 의연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KT새노조를 비롯한 주주들이 회사의 적자 사업, 낙하산 인사, 구조조정 등 예민한 문제에 대해 지적하자 논리적이면서도 진정성 있게 답변했다. 당초 이번 주주총회에선 평이한 안건들이 상정되면서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약 한 시간의 시간을 할애하며 주주와 소통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KT는 28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KT는 △제42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3개 의안을 상정해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미 KT는 지난해 8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의 선임과 함께 새롭게 사외이사진을 꾸렸다. 이번 주주총회에는 일반적인 안건들이 상정된 만큼 업계에선 별다른 이견 없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선 KT새노조를 비롯한 임직원, 주주들의 민감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감사보고서 보고 직후 한 주주는 “KT가 아프리카 르완다에 투자를 했는데 2014년부터 계속 적자가 발생해서 약 3000억원의 적자가 났다”라며 “또 정년 퇴직한 등기 임원들이 상근 자문역으로 출근도 안하는데 사무실, 차량, 연봉까지 3억원 가량의 비용이 지출된다. 대표적인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원칙적으로는 감사위원장이 답변할 질문이지만 실질적으로 답변이 가능한 내용은 제가 답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띄웠다.

김 대표는 “르완다 투자가 지금까지 많은 손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규모를 줄여 약간의 운영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앞으로는 르완다 사업을 철수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문역이라는 것은 퇴직 임원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대부분 활용하고 있는 제도로 그 효과와 활용성이 검증됐다”라며 “다만 2024년부터는 실제 근무하지 않는데 사무실을 제공한다든지 그런 비합리적이고 비정상적인 것들을 다 정리해서 폐지했고 정상적으로 고쳐나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이뤄진 임원인사가 낙하산으로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KT새노조의 한 직원은 “취임 이후 내부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검찰, 정치권 출신 등 낙하산 인사가 대거 임원으로 왔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김 대표는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정치권 출신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 영입한 사람은 가슴에 손을 얹고 없었다”라며 “(그들은) 업계에서 전문성이 탁월하고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삼고초려해서 모셔왔으며 KT가 튼튼하게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KT가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김수민 기자)
KT가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김수민 기자)

김 대표는 KT 내외부에 떠도는 구조조정에 대한 소문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하게 일축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라운지미팅을 할 때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라며 “다만 아주 정상적인, 합리적인 구조조정은 순리에 따라서 계속해 나가는 것이 기업의 아주 기본적인 경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정책 강화로 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발표했다.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주당 배당금은 1960원으로 확정했으며 오는 4월 26일 지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3월 25일 완료한 271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해 총 5101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KT는 또 정관 일부 변경 승인에 따라 2024년도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하고, 이사회에서 결산 배당기준일을 결의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했다. 이번 배당 절차 개선으로 투자자들은 KT의 배당규모를 먼저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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