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유명한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를 공개했다. 샤오미는 새로운 전기차의 경쟁 모델로 테슬라의 모델3를 지목했다.
28일(현지시간) 샤오미는 첫 자체 전기차인 SU7(Speed Ultra 7)을 출시했다. 지난 2021년 3월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지 3년 만이다.
샤오미는 전날 오후 10시 SU7 판매 시작 후 27분 만에 주문량이 5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SU7는 표준, 프로와 맥스 버전으로 출시된다. 샤오미는 베이직과 프로 버전의 경쟁 모델로 테슬라의 모델3를 지목했고 맥스 버전은 포르쉐의 타이칸 터보를 내세웠다.
앞서 레이쥔 CEO는 SU7이 “50만위안 미만의 세단 중 최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 플랫폼 오토홈에 따르면 중국에서 출시된 신에너지차(NEV) 세단 중 주행거리가 600km 이상이고 가격이 50만위안 미만인 모델 중 테슬라의 모델3 판매량이 가장 높다.
레이쥔 CEO는 SU7 표준형 모델 사양 90% 이상이 테슬라 모델3를 능가한다고 밝혔다. 샤오미에 따르면 SU7의 최소 주행거리는 700km로 모델3의 606km를 능가한다. 다만 나머지 기능은 테슬라를 따라잡는데 최소 3년에서 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SU7 표준형 모델의 가격은 21만5900위안(약 4000만원)으로 다른 중국 전기차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레이쥔 CEO도 새로운 전기차 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인정하는 한편 “테슬라의 모델3보다 3만위안(약 550만원) 저렴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프로 버전과 맥스 버전 가격은 각각 24만5900위안과 29만9000위안이다.
레이쥔 CEO는 가전제품에서 자동차 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3년 동안 이 차를 개발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라며 “애플 같은 거대 기업도 포기했다”고 전했다. SU7은 애플의 카플레이를 지원하고 아이패드와도 연동된다.
샤오미는 고속도로 및 도시용 주행보조기능도 공개했다. 해당 기능은 오는 8월 중국에서 정식 출시된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 내 고속도로에서 주행보조장치인 오토파일럿을 사용할 수 있지만 시내 도로 주행을 위한 완전자율주행(FSD)는 출시되지 않았다.
레이쥔 CEO는 샤오미의 전기차 생산시설의 “핵심 단계”가 완전히 자동화됐다며 76초마다 한 대의 SU7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샤오미는 오는 4월 말부터 표준과 맥스 모델 공식 인도를 시작하고 프로 모델은 5월 말에 시작한다. 올해 말까지는 중국 내 39개 도시의 211개 매장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해외 출시에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샤오미의 전기차 사업의 성공 여부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일부는 중국에서 전자제품이 보편화되어있기 때문에 샤오미가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인 것으로 보는 한편 SU7이 저렴한 브랜드라는 샤오미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샤오미의 전기차 출시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돼서 기존 업체들이 새로운 모델 출시를 가속화하고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 세레스 그룹과 함께 신형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토를 출시했다.
사이노 오토 인사이트의 투레 창업자는 “대중 시장의 멋지고 저렴한 소비재와 가정용 제품에서 프리미엄 전기차로의 도약을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샤오미가 다른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이 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 관련 기술을 스마트 조종석 기능 개발에 적용할 수도 있다.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에르난 쿠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 환경은 상위 10개 업체가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서 신규 업체들에게 상당히 어렵다”며 “샤오미가 단기간에 대규모 판매를 달성하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의 고쿨 하리하란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사업은 규모가 확장되기 전까지 샤오미의 수익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지만 초기의 대량 출하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SU7 출시 후 첫 12개월 동안의 출하량이 5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