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에서 '트리플A' 게임 출시를 지향하는 게임사들이 다수 있지만, 크래프톤은 '지향'이 아니라 실제 트리플A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신작 2종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2일 크래프톤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작 게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분기 '분기 최대 매출'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 지식재산권(IP)의 높은 의존도를 해소한 동시에 하반기 출시되는 신작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높은 배그 의존도, 플랫폼 분산 해소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230억원, 영업이익 3199억원, 당기순이익 2452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매출액의 경우 전분기 대비 17.8%, 전년 동기 대비 13.5% 성장, 역대 최대 분기 성적을 거뒀다.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크래프톤은 그동안 꾸준히 지적받았던 배그 IP에 대한 우려를 씻어낸 것으로 보여진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시가총액 약 22조2000억원 규모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며 게임 대장주에 올랐음에도, 97%에 육박하는 배그 IP에 대한 높은 의존도 탓에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게임사다. 실제로 배그 신화 이후 신규 IP로 개발된 PC 게임 '엘리온'이 흥행에 실패한 데다, 지난해 말 론칭한 모바일 신작 '뉴스테이트'는 또 다시 배그 IP 기반 게임이었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것 역시 배그 IP 게임이다. 특히 배그 IP 기반 게임을 PC, 모바일, 콘솔 여러 플랫폼에 안정적으로 나눠담은 전략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크래프톤은 현재 PC·콘솔에서 'PUBG: 배틀그라운드'를, 모바일에서는 △배그 모바일 △배그 모바일 인도 △뉴스테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PC·콘솔의 경우 지난 1월 배그 PC·콘솔 버전을 무료 전환하면서 신규 및 복귀 유저 유입으로 연결됐다. 지난해 크래프톤 IPO 당시 PUBG: 배그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약 700만~800만명 정도 규모였지만, 무료화 발표 이후 MAU가 3배 가량 늘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1월 진행한 펍지의 PC·콘솔 무료화 전환 이후 신규 및 복귀 이용자가 증가했다"며 "평균 MAU 트래픽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유료 구매자 수도 2배 이상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성적은 지난해 7월 인도에 출시한 배그 모바일 인도(BGMI) 흥행이 주효했다. 

배동근 CFO는 "이번 분기 모바일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게임 배그 모바일 인도는 직접 서비스와 가격에 민감한 인도 이용자들을 위한 현지화 전략 등의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지난 4월 매출은 배그 모바일 인도 론칭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크래프톤의 지난 1분기 PC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661억원) 대비 61%, 전분기(1144억원) 대비 7.3% 감소한 1061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부문은 전년 동기(3788억원) 대비 4.5% 증가, 전분기(3037억원) 대비 30.4% 늘어난 3959억원을, 콘솔 부문은 전년 동기(40억원) 대비 275%, 전분기(67억원) 대비 124% 증가한 150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신작' 북미권 흥행 기대로 이어져
배틀그라운드 기반 게임들에 힘입어 분기 최고 기록을 내면서, 크래프톤의 자신감은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으로 이어졌다. 

먼저 크래프톤은 북미 스튜디오인 언노운월즈와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를 통해 신작 2종을 준비 중이다. 언노운월즈는 연내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PC·모바일 턴제형 전략 게임 '프로젝트 M'을 개발 중이며,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는 3인칭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크래프톤은 북미권에서 출시되는 신작이 '트리플A'인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배동근 CFO는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인해 트리플A 타이틀이 나오지 못했다"며 "올해 2개 북미 스튜디오에서 출시하는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현재 연구개발 중인 게임, 비게임 중간 성과도 공개하며 딥러닝 기반 신규 사업도 주목받았다. 크래프톤의 연구개발 비용이 2019년 150억원(1.4%), 2020년 2088억원(12.5%), 지난해 3652억원(19.4%)으로 대폭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크래프톤은 2020년 4월 시작한 스페셜 프로젝트2(SP2)와 딥러닝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상 인간, 챗봇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 네이버제트와 조인트 벤처 법인을 설립을 계획하며 '웹 3.0'(탈중앙 웹)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배동근 CFO는 "지난 2월 발표한 웹3.0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제트와 조인트 벤처 법인 설립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NFT를 연구해 온 내부 인력과 배그 등의 게임 개발 경험을 가진 50여 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별도 조직이 게임 개발과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한 샌드박스 에디팅 툴을 구현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알파 테스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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