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그룹 내 종합방송채널사용자(MPP)인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가 한 몸이 된다. 존속법인은 스카이라이프TV이며 양사는 합병 후 앞서 통합한 'ENA' 채널 브랜드 가치를 3년 내에 1조원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스카이라이프TV는 1일 '회사합병결정' 공시를 통해 미디어지니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법인의 지분은 KT스카이라이프가 62.7%, KT스튜디오지니가 37.3%를 갖는다. 사측은 비상장 법인인 두 기업의 공정한 지분율 산출을 위해 외부평가기관의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합병법인의 공식 출범일은 오는 11월1일이다.

▲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 전후 지분 구조. (자료=KT)
▲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 전후 지분 구조. (자료=KT)

KT가 이번 그룹 내 합병을 추진한 배경은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방송채널(PP) 사업 효율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KT 그룹 내 PP 사업은 2004년 개국한 스카이라이프TV의 몫이었으나 지난해 KT가 인수한 현대미디어(현 미디어지니)가 KT스튜디오지니 산하로 편성되면서 이원화됐다. 이 시기 KT는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그러나 증권가를 비롯한 업계에선 지난 수년간 꾸준히 PP 사업에 투자해 성과를 낸 스카이라이프TV로 미디어지니를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현대미디어를 KT가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된 당시에는 스카이라이프 노조의 적잖은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4월에는 스카이라이프TV가 보유한 7개 채널과 미디어지니의 5개 채널을 합친 12개 채널 중 4개 채널을 선별해 'ENA'라는 신규 채널 브랜드가 론칭되면서 두 회사의 한층 기묘한 동거가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KT는 스카이라이프TV에 미디어지니를 합병함으로서 ENA 채널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과 편성을 일원화, 경영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방침이다. 때마침 최근 ENA 채널에서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전국 최대 시청률 17%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대외적인 채널 인지도 또한 높아진 상황이다. KT는 이번 합병을 통해 12개 채널을 보유한 단일 MPP 법인이 탄생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전략적인 시장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KT스카이라이프와 KT스튜디오지니도 스카이라이프TV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국내 시청률 변화 추이 및 넷플릭스 랭킹 변화 데이터. (자료=디지코 KT 스페셜 리포트)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국내 시청률 변화 추이 및 넷플릭스 랭킹 변화 데이터. (자료=디지코 KT 스페셜 리포트) 

한편 스카이라이프TV는 '우영우' 외에도 지난해부터 '애로부부', '강철부대', '나는SOLO' 등 다수의 예능 화제작들을 선보이며 오리지널 콘텐츠 사업 확장에 청신호를 밝혔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이번 합병에 대해 "합병법인 대주주로서 스카이라이프TV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와 그룹 내 콘텐츠 유통의 핵심 축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용필 스카이라이프TV-미디어지니 대표도 "ENA는 KT 그룹의 'One and Only' 채널 브랜드로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쓰겠다"며 "스카이라이프TV는 축적된 킬러 콘텐츠를 바탕으로 MPP 사업자에서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사업자로 변모시켜 3년 후 ENA 브랜드 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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