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 칼바람에도 대부분의 IT 업계 근로자들은 빠르게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신생 스타트업은 물론 메타, 아마존, 트위터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지만, IT업계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 수는 해고된 근로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 (사진=집리크루터)
▲ (사진=집리크루터)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온라인 구직플랫폼 '집리크루터(ZipRecruiter)'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IT기업에서 구조조정 또는 저성과로 해고된 노동자 중 79%가 3개월 이내에 재취업했다고 보도했다. 약 40%는 한 달 이내에 새로운 직장에 취업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4월에서 10월 사이 재취업에 성공한 미국인 25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 구직 활동에 6개월 이상 소요한 IT 산업 근로자들은 5%에 불과했다. 

집리크루터 수석 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은 "IT산업의 광범위한 해고, 고용 동결과 비용 절감 조치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재취업 하고있다"고 분석했다. 

줄리아 폴락에 따르면 이들은 가장 수요가 높은 기술을 보유한 인기 노동자들이다. 현재 미국 전반에 걸쳐 공석으로 남아있는 일자리는 1030만개에 달하는 반면 실업률은 3.7%에 불과하다. 

글로벌 구인구직 기업 '로버트하프'의 라이언 서튼 지부장은 "채용 속도가 확실히 둔화됐다"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민 기간 '새총 효과(slingshot effect, 중력이나 관성의 힘으로 비행 물체가 가속하는 효과)'가 발생해 일자리 창출 수준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튼은 이어 "IT기업의 대규모 감원이 이뤄지면 보통 구직자들의 문의가 쇄도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채용 담당자들이 노동자들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구인·구직 사이트인 '인디드'에 따르면 최근 테크 직종의 구인공고 수는 지난 1년 사이 확연히 줄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훨씬 많은 수준이다. 

인디드 내 소프트웨어 개발자 구인 공고 수는 1년 전에 비해 34% 감소했으며 데이터 과학자를 포함한 수학 관련 직종은 28%, 테크 직종 구인 건수는 7.7% 감소했다. 특히 컨설팅, 금융 서비스, 항공우주 기업들이 테크 분야 종사자들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드의 채용 전문가인 스캇 도브로스키는 "IT산업은 아직까지 비교적 건전한 경제 환경과 노동 시장을 갖추고 있다"며 "테크 종사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 전통적인 IT 회사 밖에 여러 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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