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팀 T1의 '구마유시' 이민형이 '파이팅맨'을 자처했다. 팀의 성적 부진이 이어진 데다 주장 '페이커' 이상혁과 감독이 자리를 비운 현재 '구마유시' 이민형은 의연함을 잃지않고 인터뷰 공식 석상에 나섰다. '비가 그치면 해가 뜨듯 언젠가 반등할 것'이라는 그의 격려가 팀의 분위기를 바꿀 지 주목된다.  
 

지난 8일 T1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왼쪽)와 임재현 감독대행(오른쪽). (사진=안신혜 기자)
지난 8일 T1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왼쪽)와 임재현 감독대행(오른쪽). (사진=안신혜 기자)

T1의 '구마유시' 이민형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지금이 많은 힘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비가 그치면 해가 뜨듯이 언젠가 반등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라이벌전으로 꼽히는 젠지와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패배한 뒤 진행된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꺼낸 말이다. 

그는 이어 "플레이오프와 롤드컵을 바라보고 있으니 힘든 시기를 다 같이 이겨내고 꼭 반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LCK 서머 시즌의 목표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이날 젠지와의 경기는 T1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등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젠지는 지난해 '서머'와 올해 '스프링' 시즌 모두 결승에서 만난 경쟁 상대다. 때문에 두 팀의 대결에는 이목이 집중됐지만, T1은 올해 서머 시즌들어 1라운드(6월 11일)에 이어 2라운드(7월 8일)까지 모두 패했다. 

이번 패배는 젠지의 기세와 관계없이 위기에 직면한 T1의 상황의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T1은 현재 간판 선수와 감독이 모두 공석인 상태다.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5일 경기부터 오른팔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배성웅 감독마저 지난 8일 최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했다. 

배성웅 감독의 빈자리는 '톰' 임재현 코치의 감독대행으로 채우기로 하며 T1은 올해 말까지 비상체제 운영에 돌입했다. 이날 T1은 젠지에 패했고, 2023 LCK 서머 5주차 결과 T1의 정규리그 순위는 5위로 내려앉았다. 
 

'구마유시' 인터뷰를 돌아보니

그런 가운데 '구마유시' 이민형이 공식석상에 나섰다. 이민형은 "이상혁 선수가 없는 시점에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패배해 아쉽다"며 "(이상혁 선수가 빠지면서)중후반 운영 단계에서 붕 뜨는 느낌이 있다. 주도적인 메이킹이 없는 것 같고 미드라인전도 사실 힘들다"고 말했다. 
 

4월 9일 2023 LCK 스프링 결승전 후 이민형 선수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안신혜 기자)
4월 9일 2023 LCK 스프링 결승전 후 이민형 선수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안신혜 기자)

정규리그 중 선수들은 로테이션 방식으로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다. 이에 8일 인터뷰도 이민형이 나설 차례였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민형은 앞서 인터뷰 석상에 나서 솔직한 심경을 전한 바 있기에 이번에도 그의 말은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평소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이민형은 최근 팀이 연달아 최정상 자리를 두고 좌절하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먼저 그는 지난 4월 9일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젠지에 1대 3으로 패한 뒤 배성웅 감독과 인터뷰에 참석했다. 이민형은 "팀과 나에 대한 확신이 있고, 주변에서도 T1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데 결승전에서 패배하게 되면 많이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게임에서의 판단, 플레이가 잘못됐나 생각해보기도 한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혼란스럽다"고 재차 반복했다. 

지난달 1일 '2023 LCK 서머'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LCK 서머 미디어데이'에도 이민형이 등장했다. 스프링 결승전 이후 영국에서 진행된 국제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3'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온 시점이었다. 최근 진행된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는 선수의 경우 통상 주장이 참석해왔지만 지난 1일 '페이커' 이상혁은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이민형이 배성웅 감독과 동석했다. 

당시 이민형은 MSI 탈락 후 유독 힘들어하는 것 같다는 말에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계속되는 패배를 겪으며 어떤 점을 보완할까 생각했고, 매 시즌마다 좀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2023) 스프링에서 패배한 뒤 부족한 점을 보완해 MSI에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또 실패하게 됐다. '최선을 다했는데 잘 안됐네'라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 최선에 변화는 없다"며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민형은 이번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이며 팀에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의 '파이팅'이 팀 분위기가 전환되는 분수령이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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