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 ‘엑스와이지(XYZ)’가 로봇빌딩 솔루션(RBS)사업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로봇을 통한 서비스 자동화의 적용 범위를 식음료 제조나 배달을 넘어 건물 전체로 확대해 공간 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엔 농림수산식품(농식품) 모태펀드가 마중물이 되고 있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고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운용하는 펀드다.

22일 엑스와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BARIS)’, 아이스크림 로봇 ‘아리스(ARIS)’, 층간 이동 배달 로봇 ‘스토리지(STORAGY)’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엑스와이지가 집중하고 있는 건 노동력을 대체할 협동로봇의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다.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는 “인구가 줄고 있는 데다 특히 리테일 현장이나 병원 등의 영역에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노동력을 대체할 로봇 수요는 늘 수밖에 없고 협동로봇을 활용해 로봇이 생활 공간에서 인간과 더 친숙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동로봇은 특히 이용자 친화적 관점이 중요하다.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기 위해 설계된 게 협동로봇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엑스와이지는 서비스 현장에서 테스트를 여러 번 거치면서 노하우를 얻어 로봇기술을 고도화해 적용한다. 

테스트베드는 엑스와이지의 식음료 자회사인 ‘라운지엑스’가 운영하는 카페다. 지능형 푸드 로봇과 바리스타가 협업하는 공간이다. 에버랜드, 여의도 IFC몰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오픈형 무인 카페 ‘라운지엑스알’도 운영 중이다. 바리스타 로봇이 AI 비전 인식 기술로 실시간 상황을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푸드 리테일 시장뿐 아니라 일상 공간 등에도 파고 들고 있다. 최근엔 공유주거공간인 로컬스티치 서교 크리에이터 타운에 라운지엑스알이 들어갔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로봇. (사진=엑스와이지)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로봇. (사진=엑스와이지)

 

엑스와이지는 올 6월 한국투자증권과 상장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 이후 다소 이른 시점에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 역시 현장에서 실증 가능한 엑스와이지의 사업구조가 꼽힌다. 

벤처투자 시장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엑스와이지는 100억원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는데 농식품 모태펀드의 역할도 컸다. 50억원 정도를 농식품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받은 조합인 △빌랑스 징검다리 농식품 투자조합 △마그나 FUTURE 펀드 등에서 받았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농식품 분야 투자를 촉진하고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2010년부터 조성한 것이다. 현재까지 농식품 분야에서 103개 펀드를 결성했다. 누적결성액은 1조6913억 원 규모로 누적투자기업수는 2023년 9월 기준 550개다.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투자관리 전문기관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모태펀드 관리 외 개별 스타트업에 현장 코칭, 맞춤형 컨설팅, 스케일업, 사업설명회 등 투자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 유치 이후 엑스와이지는 식음료 무인 매장을 넘어 식음료 제조부터 배달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빌딩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황성재 대표는 “회사의 비전은 ‘로봇이 일하게 하고 사람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자’다”면서 “사람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로봇에 관한 기술과 데이터를 최대로 축적해 비전의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와의 일문일답.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 (사진=엑스와이지)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 (사진=엑스와이지)

 

Q. 회사와 제품 및 서비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엑스와이지는 바리스타 로봇, 아이스크림 로봇, 자율주행 배달 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특히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핸드 드립 로봇으로 개발돼 브루잉, 에스프레소 등도 제조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맛에 관여하는데요. 각 원두에 맞는 최적화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커피를 내리죠. 어디서든 균일한 맛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로봇에 ‘숨쉬기 모션’를 적용하는데요. 로봇이 작업하지 않을 때도 움직이는 거예요. 살아 있는 느낌을 주죠. 로봇은 제품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등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운영하는 로봇 카페엔 로봇과 손님 사이 칸막이도 없어요. 로봇이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춤을 추기도 하고요. 로봇과 인간이 더 친숙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감성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합니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A.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문화기술대학원 박사 졸업 후 1세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를 공동 창업했어요. 다양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했는데요. 그러다 공동 창업한 AI 챗봇 회사 ‘플런티’를 2017년 삼성전자에 매각했습니다. 이후 강남에 카페 하나를 열고 자영업자의 길로 들어섰는데요. 자영업 시장 전반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더라고요.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2019년 로봇 회사를 차린 거죠.

 

Q. 사업 현황은 어떤가요. 

A. 최근에 아이스크림 로봇 아리스 3.0을 선보였는데요. 젤라또가 담긴 캡슐을 로봇에 넣고 프레스로 누르면 아이스크림이 컵에 담겨 나옵니다. 첫 번째 모델을 출시했을 때가 2021년이었는데 그때보다 로봇의 크기와 무게를 각각 20%, 50% 줄였죠. 속도도 20% 정도 빨라졌고 가격 또한 5000만원대에서 2000만원대로 낮아졌습니다. 아리스 3.0에선 토핑도 3가지를 뿌릴 수 있어요. AI 비전기술이 들어갔는데요. 로봇이 캡슐 색깔을 보고 해당 아이스크림에 적절한 토핑을 뿌려주는 겁니다.

라운지엑스 직영 매장도 늘리고 있어요. 2020년 대전을 시작으로 제주, 서울, 경기 등에 확장하고 있죠. 올해 말엔 세종시에 처음으로 드라이브스루 무인화 솔루션도 도입할 예정이에요. 

 

에버랜드에 있는 아이스크림 로봇. (사진=엑스와이지)
에버랜드에 있는 아이스크림 로봇. (사진=엑스와이지)

 

Q.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고, 투자금은 어떻게 쓰고 있나요.

A. 지난해 말 10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완료했는데요. 마그나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 빌랑스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등이 참여했습니다. 기존 투자사인 휴맥스도 후속 투자를 진행했고요. 누적투자유치금액 150억원 가운데 농식품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서 50억원 정도를 투자받았죠. 

저희는 개발한 로봇을 라운지엑스 매장에 가장 먼저 도입해 테스트를 해요. 실제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면서 개선점을 찾고 반영하죠. 요즘 인건비는 올라가는데다 인력난은 심각하잖아요.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투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국내 중형 카페 창업 비용이 평균 3억원 중반인데 라운지엑스는 이보다 적게 들어가요. 매장 평균 매출도 4000만원이 넘는데요. 국내 매장 월 평균 매출이 1600만원 정도됩니다. 완전 로봇 무인 매장의 순이익률이 유인 매장의 2~3배 정도예요. 로봇 활용의 효율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죠.

투자 유치 이후 개발이나 테스트에 국한하지 않고 제품화 단계에 기여해 줄 인재도 대규모로 모집하고 있어요.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죠. 더불어 기술 고도화에 힘써 로봇 자동화 기술의 적용 공간을 확장해 나가려 합니다.  

 

Q. 회사 목표와 향후 사업 추진 계획이 무엇인가요.

A. 현재는 로봇을 통해 매출액을 늘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소상공인의 본질은 매출을 더 내는 거예요. 그런데 과거 로봇을 도입해 사람을 대체했을 땐 비용 효율적이지 못했죠. 로봇 가격이 비쌌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로봇 가격이 빠르게 저렴해지고 있어요. 협동로봇 가격을 보자면 2017년에 비해 지금 반값도 안 되는데요. 하지만 인건비는 계속 올라가고 있죠. 

올해는 아리스 3.0을 100대 정도 보급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이를 보고 양산 계획을 짜려고 합니다. 호텔이나 리조트, 키즈카페, 대형카페 등을 대상으로 보고 있어요. 특히 대중 교통편이 좋지 않은 근교 대형카페 등으로 사람들이 많이 나가는데요. 그런 곳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거든요. 

배달 로봇 스토리지를 적용하면 이제 카페에서 층간 배달도 로봇이 하는 게 가능할 텐데요. 사업 영역을 카페라는 공간을 넘어 빌딩 전체로 확대하며 로봇 빌딩 솔루션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기대하고 있고요. 2025년엔 상장하려고요. 

회사 비전은 ‘로봇이 일하게 하고 사람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자’예요. 그리고 AI, 로보틱스,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공간의 가치를 증강하고자 하죠. 라이프스타일에도 변화를 주고 싶어요. 향후 집안 일을 도와주는 로봇까지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블로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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