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이 걸어온 길은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가 된 역도산(力道山)을 연상케 한다. 역도산은 일본 스모계에서 조선인이라는 차별에 시달린 끝에 프로레슬링에 투신, 스모 기술을 접목한 필살기 '가라테 촙'을 무기로 거구의 외국 선수를 때려눕히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 역도산은 자신의 약점이 될 수 있었던 '정체성'을 1963년 고국에 방한함으로써 드러낸다.

1963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최 회장은 재일교포라는 멸시를 받았지만 전문 한식당 '신라관'을 개업해 일본 전역에 60여개 매장을 연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 귀국해 '소비자금융업'으로 새 출발을 한다. 이는 현재 총자산 23조5000억원, 고용 규모 3100명에 달하는 OK금융그룹의 시작점이다. 이제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한일 양국의 경제 협력 증진을 위해 주요 재계 인사들과 머리를 맞댄다.

7일 OK금융그룹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일경제협회는 '제43회 정기총회'를 열고 최윤 회장을 협회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한일경제협회는 1981년 설립된 경제단체로,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을 회원으로 하여 일본 측 파트너 기관인 일한경제협회 및 일본 각 지역 경제단체와 손잡고 양국의 상호발전을 위한 다양한 경제 외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일 양국간의 무역, 산업, 기술협력 등의 경제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양국 재계 간의 만남과 교류를 주도하는 '한일경제인회의'를 비롯해 △한일 고교생 교류 사업 △한일 양국 지역간 협력 강화 △한일 신산업 무역 회의 개최 등을 운영 중이다.

이번 선임에 따라 최윤 회장은 향후 3년간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한일 양국의 경제 연계 확대 및 상호교류 증진을 위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해낼 방침이다.

더욱이 최윤 회장은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 3세로 일본 현지의 경제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일본 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양국의 경제계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최윤 회장은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부단장에 이어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장으로 활약하며 국제단체와의 네트워킹을 이끌며 스포츠 외교의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둔 중차대한 시기에 한일 경제협력 강화를 논의하는 자리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후배 기업인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양국간 풀뿌리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재일교포 출신 기업가로서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협회 발전은 물론, 나아가 한일 민간 교류 증진 및 경제관계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경제협회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부회장단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협회 회장단은 오는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경제인회의 등 주요 일정을 소화하며 한일 기업인들 간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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