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1784 사옥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윤상은 기자)
네이버가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1784 사옥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윤상은 기자)

네이버 주주들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빅테크가 주름잡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네이버의 경쟁력 제고를 요구했다. 주주들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네이버의 혁신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1784 사옥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클로바X에게 날씨를 물었는데, 대답을 못하더라"며 "단순한 질문에도 답을 못하는 상태로 (MS 등 해외 빅테크와 경쟁에서) 어떤 전략이 있냐"고 물었다. 클로바X는 네이버의 대화형 AI 서비스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 클로바X'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앞서 MS가 대주주인 오픈AI는 '챗GPT'를 내놓으며 대화형 AI 서비스 시장 문을 열었다. 구글도 생성형AI '바드'에 이어 '제미나이'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가끔 부적절한 답변을 내놓는 것은) AI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파일럿 대화형 서비스들의 공통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며 "네이버는 가장 최근 정보를 학습시키고, 실험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주주는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독점한 상황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국민들의 유튜브 시청 시간이 굉장히 많은데 네이버가 대책이 있냐"고 질문했다.

최 대표는 "클립, 치지직 서비스 역시 유튜브와의 경쟁 속에서 네이버만의 뾰족한 경쟁력이 무엇인지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네이버는 앱 전면에 숏폼 콘텐츠 클립을 내세우고,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공개했다. 이어 최 대표는 "한국의 기술력과 인력, 네이버만의 노하우로 글로벌 시장에서 잘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인사말에서 AI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서비스 측면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용자 소비 행태에 발맞춰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통합검색과 네이버 앱 개편을 통해 홈피드, 서치피드, 클립 등 발견형 콘텐츠에 맞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사옥 1층에서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는 주주들이 주주명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윤상은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사옥 1층에서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는 주주들이 주주명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윤상은 기자)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제25기(2023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총 6개 안건이 가결됐다. 네이버는 정관 일부 변경으로 이사회가 정한 한도 내에서 대표이사가 단기 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외이사 겸 감사로 변재상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네이버는 변 전 대표가 미래에셋그룹에서 자산 운용 전문성을 쌓았고, 홍보·영업·기획·인사·경영지원에 걸쳐 강점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기금은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변 전 대표 선임을 반대했다. 변 전 대표 재임 시절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다.

네이버와 미래에셋증권은 2017년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 지분 7.69%를, 네이버는 미래에셋증권 지분 7.83%를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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