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뷰'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개발자 행사이자 네이버의 기술 방향을 엿볼 수 있는 행사다. 올해 9번째를 맞이한 데뷰 행사에는 2700여명이 찾았다. 송창현 최고 기술관리자(CTO)는 키노트 연설에서 로봇,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공개하고 기술력을 강조했다.

▲  송창현 네이버 CTO
▲ 송창현 네이버 CTO

지난해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관리(CTO)는 같은 자리에서 네이버 조직 문화의 변화와 오픈소스 기술, 신기술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혁신을 도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올해 발표에서는 네이버가 내부에서 새롭게 만든 신기술의 데모 결과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웹브라저우저 '웨일',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 '아미카', 실내용 지도 제작 로봇 'M1'이다

네이버는 이미 크로미엄이나 웹킷 기반으로 웹브라우저를 만들고 '네이버' 앱 같은 모바일 브라우저에 적용한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웨일' 브라우저는 PC에 보다 최적화된 것으로 보인다. 웨일에선 여러 페이지를 동시에 열고 관리하고, 검색어 자동 입력, 팝업창 관리 등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번역 기술이다. 웨일에서는 '파파고' 기술을 활용해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 안의 글씨를 자동으로 번역해준다. 송창현 대표가 공개한 발표자료에는 "해외 쇼핑몰을 이용할 때 이미지 내용을 자동 번역할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했다. 웨일은 12월1일부터 베타버전으로 공개된다.

▲  네이버가 만들 웹브라우저에서 사용된 기술. 구체적인 모습은 12월1일 공개된다.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 네이버가 만들 웹브라우저에서 사용된 기술. 구체적인 모습은 12월1일 공개된다.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아미카는 음성인식을 활용해 생활을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아마존의 '에코', 애플의 '시리'와 비슷한 기술이다. 데뷰 현장에서 공개된 데모 영상에는 사용자가 아미카에게 "오늘 날씨는?", "출근할 때 듣기 좋은 좋은 음악은?" 식의 질문을 말하면 아미카가 적절한 답변을 음성이나 메시지로 전달해줬다. 또한 미리 저장된 일정을 알려주거나 운동량을 정리해주기도 한다. 아미카 소개 영상 속에서는 구체적으로 하드웨어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물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기기 등과 결합해 아미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미카는 글로벌 기업의 음성인식 플랫폼보다는 아무래도 한글의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아미카 기술 예시(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 아미카 기술 예시(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아미카닷AI'라는 플랫폼도 공개했다. 이는 페이스북이 공개한 챗봇과 유사한 서비스다. 송창현 CTO는 라인과 아미카닷AI 플랫폼을 이용해 로봇이 피자를 주문받을 수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챗봇 기술을 '라인'에 활용해 커머스 산업쪽에 입지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SPC, GS샵, 배달의민족, 호텔나우, 야놀자가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맺어 아미카 인공지능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는 기업 및 개발자에게 아미카닷AI를 클로즈베타 상태로 공개할 예정이며, 스타트업이 아미카닷AI를 이용할 경우 별도의 멘토링이나 투자등을 지원한다.

▲  아미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챗봇 예시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 아미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챗봇 예시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  아미카를 활용해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네이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 아미카를 활용해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네이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세 번째는 실내를 돌아다니면서 위치와 환경에 대한 지도를 작성해주는 로봇 'M1'이다. M1는 단순히 지도 작성 로봇이 아니라 로봇과 자율주행 연구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현장에서 재생된 M1 소개 영상에서는 "보통 자동차 업계 회사들이 고속도로 환경에서 차량의 안전을 위한 기술들을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라며 "우리(네이버)는 복잡한 환경, 즉 도심 환경에서 실제 돌아다니는 물체를 인식하고 회피하면서 다닐 수 있는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라고 소개했다. 내부 위치와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지도를 작성해는 주는 기술을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드론, 로봇, 무인청소기, 무인자동차 등과 관련된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구글도 SLAM 기술에 투자하고 있으며, 10월 초에는 SLAM용 라이브러리를 오픈소스 기술로 공개하기도 했다.

▲  네이버는 여러 대학과 협업해 SLAM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 네이버는 여러 대학과 협업해 SLAM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 송창현 CTO 발표자료)

송창현 CTO의 키노트 전에는 이해진 네이버 설립자가 등장해 4분가량 인사말을 건냈다. 이해진 설립자는 "예전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들이 힘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젠 기술 싸움이라고 본다"라며 "회사 안에 좋은 기술이나 열정이 가진 사람이 있다면 TF팀을 만들어주거나 자회사를 만들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라인 상장도 그러한 활동을 위한 자금 확보의 노력이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좋은 기술자, 좋은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이해진 네이버 설립자
▲ 이해진 네이버 설립자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