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벤처투자펀드인 비전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2호 펀드 자금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위워크 등 실패한 투자 사례들이 비전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꿔놨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비전펀드 내부 갈등설도 불거지는 양상이다.

2월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위워크와 같은 나쁜 투자에 대한 환멸, 비정상적인 비전펀드의 운영 방식 등을 이유로 비전펀드2호에 자금을 대는 것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여름 108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2를 출범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확보한 자금은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것도 대부분의 자금을 소프트뱅크가 대는 것이라고 <WSJ>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부진한 비전펀드2 자금 유치 행보는 테크 스타트업 세계에 걸쳐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버, 도어대시 등 다수 스타트업들이 첫번째 비전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았다.

소프트뱅크 내부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분위기다. 이미 몇몇 수석 경영자들이 회사를 떠났고, 비전펀드 런던 본사에 있는 일부 직원들도 아부다비로 재배치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대규모 펀드 조성이 어려워지면서 비전펀드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포착됐다. 중장기 관점으로 스타트업 들에 투자해온 것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이기 시작한 것. 투자자들과 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이 가능한 일회성 투자에 대해 논의한데 이어 전통 기업 주식에도 투자하는 헤지펀드 업무도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비전펀드를 총괄하는 라지브 미스라 간 의견 차이에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 손정의 회장은 스스로를 미래를 제시하는 테크 비저너리로 보고, 2호 펀드 조성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라지브 미스라라는 일회성 거래나 헤지펀드 업무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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