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이폰은 공기로 채워진 빈 박스, '아이폰 에어 프로'가 될 것."

애플이 '아이폰12'를 발표한 후 SNS를 중심으로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기본 구성품에서 이어폰과 충전기 어댑터를 빼기로 결정한 탓이다.

이용자들은 필수 구성품을 뺀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애플 공식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채널에는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  아이폰12 패키지 박스
▲ 아이폰12 패키지 박스

한 해외 누리꾼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건 애플의 거짓말이다. 다음번에는 오직 박스만 판매하려 들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폰은 한 번 충전하면 영원히 사용할 수 있나"라며 "이런 말 하긴 싫지만 내 다음 폰은 삼성이 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작가 겸 코미디언 키튼 패티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아이폰13을 칭하자면 1200달러짜리 그냥 빈 상자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내에서도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

▲  애플 공식 인스타그램
▲ 애플 공식 인스타그램

▲  미국의 작가 겸 코미디언 키튼 패티는 아이폰13이 빈 박스가 될 거라고 비난했다.
▲ 미국의 작가 겸 코미디언 키튼 패티는 아이폰13이 빈 박스가 될 거라고 비난했다.

애플은 지난 14일 ‘아이폰12’ 4종을 공개하면서 기본 패키지 구성품에서 이어팟과 충전기 어댑터를 뺀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패키지 소형화·경량화를 통해 연간 200만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등 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매 신제품마다 이어폰과 충전기 어댑터를 기본 제공해왔기 때문에 공급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어폰과 충전기 어댑터를 빼면 포장재를 간소화할 수 있고, 패키지 크기와 무게를 줄여 한 번에 더 많은 제품을 운송해 1년간 45만 대의 자동차를 거리에서 없앤 것과 같은 탄소 저감 효과를 가져올 거라는 논리다. 애플은 패키지를 간소화해 화물 운반대에 70% 더 많은 상자를 적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윤에 방점이 찍힌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6월 애플의 이 같은 결정을 예견한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5G 지원으로 인한 아이폰 가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이어폰과 충전기 어댑터를 뺐다고 분석했다. 또 제품 출하 비용을 낮추고 무선 이어폰 ‘에어팟’ 판매량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아이폰12 시리즈는 전작과 비슷한 가격을 유지했다.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각각 999달러, 1099달러로 전작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저장공간 용량은 64GB에서 128GB로 두 배 늘렸다. 국내에서는 각각 135만, 149만원으로 전작보다 가격이 다소 낮게 책정됐다. 지난해보다 낮아진 원-달러 환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애플은 이어폰 및 충전기 어댑터를 뺀 효과로 아이폰 가격 상승을 억제해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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