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대해 이석희 사장이 향후 5년 내 낸드 점유율을 인수 이전 대비 3배 이상 끌어올려 디램과 낸드 경쟁력을 '탑급 메모리 플레이어'로 올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4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자사 컨퍼런스콜에 참여해 인텔 낸드사업부문 인수 배경과 영향을 설명했다./사진=SK하이닉스
▲ 4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자사 컨퍼런스콜에 참여해 인텔 낸드사업부문 인수 배경과 영향을 설명했다./사진=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은 4일 열린 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에 참여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 배경과 영향을 설명했다.

"우리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결정"이라고 운을 띄운 이 사장은 "양사 낸드 사업은 강점과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에 중복되는 부분이 적고 상호보완적이라 낸드 전 영역으로 원활히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아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채용이 느렸던 SSD를 가격경쟁력이 있는 QLC로 전환해 '니어라인 SSD'로 '콜드 스토리지' 분야까지 당사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인텔은 낸드 시장에서 QLC 기술력과 엔터프라이즈 SSD 솔루션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향 SSD에 강점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지트랩 기술을 활용한 128단 3D 낸드를 만들어 고부가가치 측면에서 앞섰다는 평을 듣는다. 두 사업부문을 합칠 경우 낸드 부문의 포트폴리오가 보완될 것이라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3년 내 낸드에서 자생적 경쟁력 확보하고, 5년 내 낸드 시장 점유율을 인수 이전 대비 3배 이상 올려 기업 디램과 낸드 경쟁력을 '탑급 메모리 플레이어'로 올릴 것"이라며 "디램과 낸드 간 균형잡힌 사업구조로 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해 메모리를 넘어선 미래성장동력도 마련할 것"이라 강조했다.

▲  지난 10월 20일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문을 10조3104억원(미화 9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 지난 10월 20일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문을 10조3104억원(미화 9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를 10조3104억원(90억 달러)에 영업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뛰어넘는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 사장은 재원 마련에 대해 "낸드 인수 대금의 절반을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될 영업 현금 흐름으로 충족하며, 잔여분은 차입 등 외부 조달과 필요시 자산 유동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캐팩스 정책 운용으로 차입금을 관리하고, 댜롄 팹 투자 부담은 해당 팹에서 양산되는 낸드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 자체 영업현금으로 충당 가능할 것"이라 설명했다.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에서도 관련 질문들이 쏟아졌다. 인텔 다롄 팹 인력 활용 질문에 이 사장은 "2021년 규제 승인이 완료되면 1차로 SSD 사업부 인력이 소속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세부 리텐션 계획을 공유하긴 어렵지만 핵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장치를 계약상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인텔의 플로팅 기술 투자에 따른 재원 부족 우려에 대해선 "인수한 낸드 사업에서 자체적으로 창출되는 영업흐름이 있어 다롄 팹에 대한 투자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이어 "주목할 건 하이앤드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들여야 할 시간과 노력, 리소스로, 그걸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수 사업을 통해 이미 구축된 포트폴리오를 활용, 하이앤드 SSD 시장에 저희가 접근할 수 있는 즉각적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재원 마련을 위한 일본 키옥시아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차진석 CFO가 구체적으로 답했다. 그는 "원론적으로 키옥시아 주식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건 옵션의 하나로 검토는 할 수 있다"라면서도 "키옥시아 투자는 중장기적 전략 계획으로 한 것으로, 반드시 인수 대금 조달 목적으로 주식을 서둘러 정리할 이유는 없고, 그게 아니더라도 인텔 투자자금을 조달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3분기 연결재무제표 누적 기준 매출 8조1287억원, 영업이익 1조29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 대비 -5.6%, 전년 동기 대비 18.9% 오른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33.2% 줄었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낮게 형성된 점을 감안할 때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75.0%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분기보다는 실적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순이익은 1조779억원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디램과 낸드 시장 모두 공급 과잉과 재고 부담으로 가격이 비우호적으로 돌아가겠지만,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시장 가격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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