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 출처=GS리테일.
▲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 출처=GS리테일.

GS리테일의 GS홈쇼핑 인수 결정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GS홈쇼핑 임원들의 향후 거취다. 통합법인 출범 시기가 2021년 7월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예측하기 이른 측면도 있지만, GS홈쇼핑 주요 임원들의 임기가 모두 합병 이듬해 초에 만료돼 그 시기가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GS홈쇼핑 반기보고서 내 ‘임원 및 직원등에 관한 사항’을 살펴보면 GS홈쇼핑 주요 임원들의 지위, 경력과 함께 임기만료일을 확인할 수 있다. 임기만료일의 경우 등기임원에 한해서만 제공되는데, 사외이사를 제외한 GS홈쇼핑의 이사회 소속 주요 임원은 모두 3명이다.

주요 등기임원 3명 중 현재 GS홈쇼핑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김호성 GS홈쇼핑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올 초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GS로 자리를 옮긴 이후 3월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  GS홈쇼핑 주요임원 현황. / 출처=사업보고서.
▲ GS홈쇼핑 주요임원 현황. / 출처=사업보고서.

김 대표는 GS홈쇼핑에서 물류, 금융, CFO, 영업총괄 등 주요 요직을 모두 거친 인물로 GS홈쇼핑에서 근무한 기간만 약 17년에 달한다. 허태수 회장이 GS홈쇼핑에서 근무한 기간이 18년인 점을 감안하면 허 회장과 함께 GS홈쇼핑 역사의 산 증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 사장은 1961년생으로 허 회장보다 두 살 적다.

재직기간으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김원식 전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GS홈쇼핑에서만 14년 넘게 근무했다. 투자전략담당, 해외기획담당, 해외전략사업부장을 거쳐 CFO에 올랐으며 미국 워싱턴 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한 이력이 있다.

주운석 위험관리책임자(CRO)는 근무기간이 약 7년으로 김 대표나 김 전무보다는 짧지만, 중요 보직을 경험했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투자담당, HR부문장을 역임한 뒤 현재는 대외∙미디어부문장과 소비자센터장 두 개의 직함을 달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세 인물의 임기만료일이다. 세 명 모두 임기만료일 오는 2022년 3월 13일로 동일하게 설정돼 있다. 물론 등기임원들의 임기는 보통 2~3년이며, 연임하는 경우도 많아 임기만료일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임원인사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임기만료를 앞둔 임원들과 관련해 연임 가능성을 짚는 보도들이 나오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세 명의 주요 경영진들 모두 GS리테일과 합병 이후 임기가 만료되는 점은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요소다. 보통 연말에 임원인사가 발표되는 점을 감안하면 7월 합병법인이 출범하고 단지 몇 개월 뒤에 인사가 나기 때문이다.

실제 GS홈쇼핑에서는 임기만료 시점과 함께 퇴임한 임원도 있다. 17년 넘게 GS홈쇼핑에서 근무한 조성구 전 HR본부장(전무)은 2020년 3월 16일 임기만료 시점에 퇴사한 것으로 사업보고서에 나와 있다.

GS홈쇼핑 임원들의 향후 거취는 내년 7월 합병법인을 이끌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결정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허 부회장이 합병 후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지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재계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가 없다”면서도 “이번 경우에는 단순 인수가 아닌 합병이라 조직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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