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R모터스 아퀼라125 제품.(사진=KR모터스 홈페이지)
▲ KR모터스 아퀼라125 제품.(사진=KR모터스 홈페이지)

매각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륜차 제조업체 KR모터스(옛 S&T모터스)가 돌연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다. CB 인수처는 '시너지그린뉴딜제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다.

KR모터스는 지난 4일 장 마감 후 350억원 규모의 CB를 시너지그린뉴딜제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상대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청약일은 4일, 대금납입일은 오는 23일이다.

발행되는 CB는 5년만기다. 표면이자율은 연 3%, 만기이자율은 연 5%가 적용된다. 전환비율은 100%다. 발행되는 전환사채 전부가 추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식전환가액은 일단 1332원으로 결정됐으나 일정한 전환가액 조정 약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전환청구기간은 1년 후인 내년 12월23일부터다.

▲  KR모터스 발행 CB 전량 주식 전환 가정 지분율 변화.(자료=공시)
▲ KR모터스 발행 CB 전량 주식 전환 가정 지분율 변화.(자료=공시)

이번에 발행되는 CB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되면 시너지그린뉴딜제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KR모터스 지분 22.28%를 보유하게 된다. 이 지분율은 경영권에 절대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현재 KR모터스의 1대주주는 오세영 회장이 지배하는 LVMC홀딩스이고, 2대주주는 오세영 회장이다. 1·2대 주주 지분율 합은 51.38%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이 둘의 지분율 합은 39.94%가 된다.

오세영 회장은 한상 기업으로 유명한 코라오그룹 소유주다. 오세영 회장이 LVMC홀딩스를 지배하고 LVMC홀딩스가 KR모터스를 지배하는 구조다. 2014년 KR모터스를 인수했다. 인수 후 KR모터스는 단 한차례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  국산 이륜차 시장 판매대수 비교.(자료=KR모터스 분기보고서)
▲ 국산 이륜차 시장 판매대수 비교.(자료=KR모터스 분기보고서)

KR모터스는 대림자동차와 함께 국내 국산 오토바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대림자동차가 점유율 85%를 차지, 절대적 1위다.

2위 사업자로서의 한계, 외산 이륜차의 득세, 국산 이륜차 시장 침체 등으로 KR모터스는 그동안 심각한 적자를 기록해 왔다. 늘어나는 결손금에 자본잠식이 진행되는 등 재무구조도 훼손돼 왔다. 올해 2월 기준 보통주 4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단행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있었다. 동시에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CB를 발행하면서 매각설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매각 절차에 있다면 매각 기업의 몸집을 더 무겁게 하는 CB 발행을 하지 않는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KR모터스는 현재 중고차 수출 사업과 전기이륜차 개발 사업 등 신규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중고자동차 수출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이 사업 매출은 2018년 대비 약 300% 증가했다. 주력 수출 중고차 차종은 스타렉스, 마이티, 프론티어, 캠리, 프리우스, 하이랜드 등이다. 코라오그룹의 주 사업 무대인 동남아시아가 주력 수출처다.

전기이륜차 사업의 경우 2010년부터 양산을 시작, 국내 최초로 내수시장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금은 추가 신기종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KR모터스는 이번 CB 발행에 대해 "기존 채무를 상환하고 신규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CB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350억원의 CB 발행 대금 중 275억원은 금융기관 및 관계사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75억원은 구매자금과 전기이륜차 개발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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