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현대HCN 인수로 KT스카이라이프가 부활해야 하는 이유

발행일 2020-12-17 17:01:00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 로고.(사진=KT스카이라이프)


최근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사들의 IPTV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모바일·IPTV·인터넷 결합상품을 내세워 덩치를 키웠고 케이블TV들을 하나 둘씩 인수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통신사의 케이블TV 인수에 몰려있지만 시선을 돌려보면 유료방송의 또 하나의 축을 맡고 있는 사업자가 있습니다. 바로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으로 설립됐으며 현재 KT가 최대주주(3분기 기준 지분율 49.99%)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위성을 통해 방송 신호를 송출합니다. 때문에 케이블을 통하는 IPTV나 케이블TV보다 방송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지역이 넓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가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에게도 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IPTV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구석구석의 도서산간 지역까지 케이블을 설치해 방송 서비스를 하지는 않습니다. 도서산간 지역은 인구가 적다보니 사업자들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반면 KT스카이라이프는 도서산간 지역에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공헌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소년소녀 가장을 비롯한 취약계층과 복지지설에 위성방송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랑의 안테나'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회사는 취약계층에게 UHD(초고화질) 방송을 볼 수 있도록 UHD TV와 위성방송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자료=KT스카이라이프 3분기 사업보고서)


IPTV와 케이블TV의 영향이 거의 없는 영역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의 경쟁력이 강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도심 지역에서는 IPTV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의 위성방송 유지 가입자 현황을 보면 위성전용 방송의 가입자 수는 지난 2018년 기준 약 260만명에서 2019년(258만명)을 거쳐 올해 3분기(257만명)까지 감소 추세입니다.

하나의 셋톱박스로 KT의 IPTV와 스카이라이프를 함께 시청할 수 있는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수도 2017년 약 184만명에서 올해 3분기 기준 160만명까지 감소했습니다. OTS는 쌍방향 서비스가 불가한 위성방송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KT의 IPTV 중 일부 콘텐츠와 기능을 더한 상품입니다. 이러한 스카이라이프 방송 가입자 수의 감소는 도심 지역 가입자들이 IPTV로 이탈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모바일·IPTV·인터넷과 가족 등 다양한 결합 할인 상품을 내세워 가입자를 늘렸습니다.

(자료=KT스카이라이프 3분기 실적발표)


KT스카이라이프도 결합 상품으로 대응했습니다. 회사는 2017년 KT의 인터넷 재판매를 시작하며 방송과 인터넷 결합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올해 10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이동통신재판매사업(알뜰폰) 등록 건에 대해 등록조건을 부과받으며 알뜰폰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모바일(알뜰폰)·위성방송·인터넷의 결합 판매가 가능해진 것이죠.

다양한 결합 할인이 가능해지면서 회사의 인터넷 가입자는 꾸준히 늘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3분기 실적발표 자료의 인터넷 가입자 수는 3분기 기준 16만9000명입니다. 1년 전인 2019년 3분기 기준 가입자 수(8만8000명)의 거의 두 배로 늘었습니다. 인터넷과 방송 서비스에 함께 가입한 비율을 나타내는 DPS 결합률도 2019년 1분기부터 매 분기마다 95%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료=과기정통부 2020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인터넷이 선전하고 있지만 위성방송 가입자의 감소는 회사의 여전한 고민거리입니다. 결합상품 판매가 가능해졌지만 이통사들의 파워에는 밀리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KT스카이라이프의 고민을 덜어줄 구원투수가 현대HCN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0월 현대HCN을 4911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 심사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에 대한 정부의 심사가 완료되면 KT스카이라이프는 그간 약점이었던 도심 지역 가입자를 확보하게 됩니다. 현대HCN은 서울 서초·강남 영업권을 보유한 케이블TV 사업자입니다. 과기정통부의 올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통계에 따르면 현대HCN은 약 130만명을 보유해 시장점유율 3.84%를 기록했습니다. 현대HCN의 가입자에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308만명)를 더하면 438만명이 됩니다.

매출이 늘어나면 위성방송의 콘텐츠를 보강하고 방송 품질을 높이는데 더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도서산간 지역 시청자들이나 취약계층에게도 더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 위성방송 사업자만 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고품질의 방송 서비스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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