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스타트업⑨]서울로보틱스·페리지항공우주, 라이다·로켓 틈새 시장 선점하다

발행일 2021-02-25 12:39:09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산물인 자율주행 및 항공우주 영역에서 'K-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해외 기업들이 주도하던 '라이다(LiDAR)' 센서와 소수의 항공우주산업 선진국들이 독주하던 로켓 영역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은 남다른 접근 방식과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로터>가 주요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스타트업 단체 1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일상을 바꿀 스타트업은?’ 설문에서 자율주행 스타트업 '서울로보틱스'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아산나눔재단 등 세 곳의 추천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페리지항공우주'는 민간에선 보기 드문 항공우주 분야의 유일한 추천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로보틱스는 2017년 설립된 라이다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라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를 발사해 주변 지형물과의 거리, 물성, 형태 등을 분석하고 이를 고해상도 3D 이미지로 형상화할 수 있는 센서다.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릴 만큼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가 만든 자율주행자동차, 'W' 표시된 센서가 '라이다'이다 (사진=웨이모)


서울로보틱스는 창업 당시 하드웨어 단가 절감 경쟁이 치열했던 업계에서소프트웨어로 승부수를 띄운 회사였다. 전세계 120여개의 라이다 기업 중 라이다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로 출범한 기업은 서울로보틱스가 최초다. 2017년 7월 실리콘밸리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는 2000여개 참가팀 가운데 소프트웨어만으로 10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서울로보틱스가 개발한 'SENSR' 솔루션은 라이다 센서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접목해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실시간 데이터 인식 솔루션을 제공한다. 시장에 유통 중인 대부분의 라이다 센서와 호환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또 기존 카메라 솔루션 대비 주변 환경을 잘못 인식할 확률이 1000배 이상 낮다는 것이 서울로보틱스의 설명이다.

서울로보틱스의 SENSR 1.3버전, 한 우산 아래 걷는 두 명의 사람이 인식될 만큼 정교하다 (자료=서울로보틱스 유튜브 갈무리)


경쟁사들이 하드웨어에 집중할 때 소프트웨어를 선점한다는 이들의 접근은 성공을 거뒀다. 서울로보틱스는 2019년 글로벌 라이다 1위 기업인 미국의 벨로다인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었으며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유명 완성차 업체에도 라이다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또 자동차 부품전문 기업 만도와 함께 라이다 양산에 나섰다.

서울로보틱스는 2020년 4월 KB인베스트먼트를 중심으로 퓨처플레이, KDB캐피탈 등이 참여한 65억원 규모의 시리즈 A투자를 유치했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라이다는 자율주행 외에도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보안 시스템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의 성장 잠재력 높게 평가된다"며 서울로보틱스에 투자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산나눔재단 관계자 역시 "높은 수준의 AI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서울로보틱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미래 산업과의 융합 가능성을 지닌 라이다 시장의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욥 디벨로먼트에 따르면 2024년 전세계 자율주행차용 라이다의 시장 규모는 약 28억달러(약 3조원) 수준으로 예측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55%에 달한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분야에서도 같은 기간 약 14억달러 규모의 라이다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 블루포인트 데모데이에서 소형 로켓 발사체에 대해 발표 중인 신동윤 페리지항공우주 대표(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유튜브 갈무리)


한국에서는 불모지라고 여겨졌던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주목할만한 스타트업이 나왔다. 페리지항공우주는 2012년 중학교 3학년이었던 신동윤 대표가 만든 아마추어 로켓 단체 '마루'를 기반으로 성장한 로켓 발사체 개발 스타트업이다. 이들의 전략과 목표는 대형 로켓 중심의 현재 우주산업에서 시선을 돌려 '가장 작은 로켓'을 만드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샌드마켓스에 따르면 전세계 위성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71억달러(약 7조8800억원) 규모로 확대돼 연평균 20.5%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와 연계된 소형 로켓 시장 또한 최근 민간기업들이 소형 인공위성 발사에 앞다퉈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미국 우주기술 연구개발 업체 브라이스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에서 발사된 소형 인공위성 발사 건수는 1000번 이상에 이른다.

소형 로켓의 장점은 대형 로켓 대비 저렴한 가격과 짧은 생산 기간에 있다. 페리지항공우주에 따르면 소형 로켓의 1회 발사 비용은 약 수십억원대로 수백억원에 이르는 대형 발사체보다 저렴해 초소형 위성 발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보통 비용상의 문제로 여러 기업의 인공위성이 하나의 대형 발사체에 탑재되는 것과 달리 소형 로켓 발사체를 활용하면 소량의 위성을 기업 고객이 원하는 곳에 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페리지항공우주가 개발 중인 초소형 로켓 발사체 블루웨일 1호 (사진=블루포인트 데모데이 갈무리)


페리지항공우주는 현재 초소형 우주 발사체 '블루웨일 1호'를 개발 중이다. 전장 8.5m, 직경 0.76m, 무게 1.8톤으로 최고 50kg의 인공위성 탑재할 수 있으며 2021년 7월 호주 남부해안에서의 시험 발사를 앞두고 있다. 앞서 뉴질랜드 스타트업 '로켓랩'이 개발한 소형 발사체 '일렉트론'이 길이만 17m, 무게는 10톤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블루웨일1호는 길이는 절반, 무게는 10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미국 스페이스X를 필두로 민간기업이 우주항공산업에 진출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보기 드문 위성 발사체 기술 보유 스타트업인 페리지항공우주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페리지항공우주는 삼성벤처투자·LB인베스트먼트·미래에셋벤처투자·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페리지항공우주를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관계자는 "인공위성의 소형화·개인화 트렌드를 촉진 및 위치기반 서비스의 획기적 고도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로켓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80억원의 시리즈 A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국내 항공우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역량을 갖춘 소형 발사체 기술 보유 기업은 약 10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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