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부채비율 400%’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쿠아리움 팔까

발행일 2021-02-25 15:02:01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한화그룹에서 리조트와 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난 24일 오후 늦게 아쿠아리움 사업을 물적분할한다고 공시했습니다. 물적분할 이유에 대해서는 “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 사업에 전념하도록 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분할은 단순 물적분할 형식으로 분할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단지 존속법인이 신설법인을 떼어내고 지분 100%를 취득하는 식이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산정호수 안시 리조트 모습.(이미지=한화호텔앤드리조트 캡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공시를 보면 대략적인 분할계획이 담겨있습니다. 분할 후 신설되는 회사는 ‘아쿠아플라넷(가칭)’이라는 이름을 새로 달고요. 존속법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명은 변화가 없을 예정입니다. 회사 분할은 오는 4월 1일로 예정됐습니다.

분할 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덩치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물적분할 형식이라 연결기준으로는 변화가 없고 별도기준에만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해 말 기준 분할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산총액은 2조2391억원인데요. 아쿠아플라넷 자산총액은 490억원으로 사실상 큰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분할 이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산총액은 2조1902억원으로 분할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죠. 그나마 205억원의 매출채권 중에서 89억원을 아쿠아플라넷이 가져가는 게 눈에 띄는 정도입니다. 이외에는 신설법인이 가져가는 자산이나 부채규모가 큰 항목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정말 아쿠아리움 사업 강화만을 목적으로 떼어낸 것인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사업부 물적분할이 추후 매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사업부를 미리 떼어내 법인으로 세워두면 협상과 매각작업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처=금융감독원.)


물론 단순히 물적분할을 했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처한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리조트와 호텔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회사인데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만 450억원 규모입니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3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으나, 매년 실적 악화를 겪더니 작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019년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이자비용으로 낸 금액만 얼추 200억원입니다. 이자 값기도 힘든 상황이란 뜻이죠.

적자가 이어지며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했습니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보유 총차입금은 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6300억원과 비교해 2000억원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7500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구요. 약 5년 전인 2015년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이 각각 5100억원, 47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입금이 빨리 불어났습니다. 200% 초반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무려 410%로 집계됐습니다.

(출처=금융감독원.)


게다가 과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매각한 전례가 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2월 FC부문(위탁급식∙식자재유통사업)을 물적분할해 ‘푸디스트 주식회사’를 설립한 뒤 국내 사모투자 전문회사인 VIG파트너스에 지분 100%를 매각했습니다. 구체적인 매각대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0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VIG파트너스는 이후 자회사인 식자재 유통업체인 윈플러스를 통해 푸디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꼭 물적분할이 아니더라도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자산매각 작업을 펼치는 것도 눈여겨 볼 점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9년 본격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2009년 인수했던 사이판 월드리조트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골든베이 골프&리조트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다만 코로나19로 업황이 좋지 않자 매각 작업이 원활하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쿠아리움 사업 물적분할이 매각 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도를 갖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쿠아리움 사업을 물적분할하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경영실적, 재무상태 그리고 자산매각 작업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자연스럽게 매각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이미지=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에서는 이번 아쿠아리움 사업 물적분할은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물적분할은 해당 사업부문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매각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입장에서는 아쿠아리움 사업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2019년부터 진행 중인 자산매각 작업을 빨리 완료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코로나19로 호텔과 리조트 사업이 휘청거리는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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