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으로 노사갈등을 겪은 네이버가 새로운 보상책을 내놨다. 올해부터 3년간 전직원에게 ‘바로 처분할 수 있는’ 자사주 1000만원어치를 매년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네이버는 19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부여하는 주식 보상 방식인 ‘스톡그랜트(stock grant)’ 도입을 최종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대상은 임원을 제외한 전직원 약 6500명이다. 스톡옵션과는 달리 의무 보유기간이 없어 바로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다. 매년 2회(1월 초·7월 초) 당해년도 재직기간에 따라 분할 부여된다. 첫 번째 지급은 오는 7월 진행될 예정이다.

▲ 네이버는 올해 2월 임원 90명에게 ‘바로 처분 가능한’ 자사주를 총 31억원어치 지급한 바 있다.(사진=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 네이버는 올해 2월 임원 90명에게 ‘바로 처분 가능한’ 자사주를 총 31억원어치 지급한 바 있다.(사진=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앞서 네이버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노사 갈등을 겪어왔다. 작년 사상최고 실적을 기록했는데도 직원 성과급은 전년 수준으로 동결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영진 보수총액은 55%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반발이 거세지자 네이버는 수습에 나섰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나도 ‘해진이 형이 쐈다’는 칭찬을 듣고 싶다. 사업이 더 커지고 더 잘돼야 타사와의 보상 싸움에서 최종 승자가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직원들을 달래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네이버는 연봉·인센티브 이외에 △스톡옵션 △주식매입 리워드 △스톡그랜트 등 3가지 주식보상안을 갖추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전직원에게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해왔다. 작년부터는 네이버 주식을 매입할 경우 10%(연간 200만원 한도)를 현금 지원해주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성공 가능성과 그에 따른 직원들의 보상과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사외이사들의 공감을 얻어 준비한 제도”라며 “회사의 보상철학에 기반해 개인의 성장과 회사 성장을 연계시키는 방안으로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3가지 주식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업계서도 특이한 사례다. 보상체계를 다양화해 직원들과 성장의 가치를 나누고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면서 “지난 3년 동안 시행해 온 스톡옵션 프로그램도 보다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면 위로 떠올랐던 노사갈등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노조 이수운 홍보국장은 “노조는 2개월여 동안 이해진 GIO 독대를 비롯해 주총 참여, 피케팅 시위 등 각종 활동을 이어오며 조합원들의 입장을 대변해왔다”며 “노조 입장이 일정부분 반영된 듯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전체 계열사를 살펴보며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해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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