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움츠렸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철강 시황이 호황을 맞고 있다. 이른바 '철근 쇼티지' 현상까지 나오면서 이커머스를 활용한 철강 거래 플랫폼도 나왔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B2B(기업간 거래)' 영역이었는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영역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동국제강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철강제품을 전문으로 파는 온라인 플랫폼 '스틸샵닷컴'을 열었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시장에서 비대면 거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영업 역량을 강화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 동국제강 온라인 판매 플랫폼 갈무리.(사진=동국제강)
▲ 동국제강 온라인 판매 플랫폼 갈무리.(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후판 제품부터 우선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이 요구하는 강종과 사이즈를 7일 이내로 생산하고 출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고객이 요청한 규격과 치수에 맞춰 철강재를 절단 후 제공하는 '절단 가공품' 시스템과 긴급 주문이 필요한 고객에게 이미 생산완료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계획 생산품' 시스템을 선보인다. 철강재가 필요한 고객은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규격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시험 의뢰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 시험을 신청하면, 당진공장 내 시험장비를 활용해 △인장 △충격 △굽힘 △분광분석 시험을 진행해 시험결과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철강 산업은 B2B가 일반적인 시장이였던 만큼 이커머스를 통한 거래 문화가 낯설다는 반응이다. 철강 산업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와 대형 건설사의 '바잉 파워'가 가장 크다. 조선업과 건설업은 철강 제품이 가장 많이 쓰이는 산업이다.

이외에 거래 규모가 많지 않은 고객들은 대리점 또는 영업사원을 통해 철강 제품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중소 규모 거래에서 수요 업체의 애로사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철근과 형강류의 경우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실정이다.

철근 가격의 톤(t) 당 유통가격은 최근 1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톤 당 9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60만원 후반대였는데, 1분기 만에 50% 이상 급등했다. 철근 가격은 13년 만에 톤 당 90만원을 넘었다.

동국제강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봉형강 가동률은 89.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8.5% 포인트 증가했다. 2019년 1분기보다는 5.1%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중소 고객을 중심으로 철강재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철강사들도 B2C를 준비하고 있다. 철강사가 이커머스를 활용할 경우 손쉽게 고객들과 만날 수 있고, 유통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 중소형 고객들은 수요에 맞춰 미리 주문을 넣을 수 있게 돼 제 때 물건을 받을 수 있다.

▲ 동국제강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동국제강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다만 철강사들이 이커머스를 활용해 거래를 한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될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제품의 수요 업체도 이커머스 거래에 익숙하지 않아 얼만큼 확대될 지는 알 수 없다"며 "코로나19로 철강사와 고객의 접점이 줄어든 만큼 이커머스를 활용한 거래 문화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3957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8% 달해 수익성이 높았다.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3.6%(1673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8.6%(532억원) 증가했다. 순이익은 275억원(1.9%)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동국제강의 1분기 부채비율은 153.7%를 기록했는데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26.3% 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2조2627억원이다. 단기차입금은 1조6924억원, 장기차입금은 4690억원이다. 사채는 60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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