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도 수익의 절반 이상을 콘텐츠 프로바이더(CP)에게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유료방송)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IPTV 업체들은 좀 인색한 것 같아요."
▲ 강호성 CJ ENM 대표. (사진=CJ ENM)
▲ 강호성 CJ ENM 대표. (사진=CJ ENM)
강호성 CJ ENM 대표는 31일 열린 'CJ ENM 비전 스트림'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두고 이견을 보인 IPTV업계를 겨냥한 모습이다. CJ ENM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면서 콘텐츠 가치가 상승한 만큼 선진화된 수익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콘텐츠 위상 따라 유통구조 개선돼야 

이 날 강호성 대표는 해외 및 제품배치 광고(PPL) 사례를 들며 시장 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IPTV나 플랫폼으로부터 받는 콘텐츠 사용료를 인상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면 부가수익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도 개선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강호성 대표는 "IPTV나 플랫폼사에 콘텐츠를 공급하면 제작비 3분의 1을 수신료로 받는다"며 "미국의 경우 100~120%를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예측 가능한 콘텐츠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시장에서는 제작 시) 받을 수 있는 수신료가 3분의 1이기 때문에 나머지를 부가수익에서 찾아야 한다"며 "주 수익원인 수신료보다 협찬 등 부가수익에 의존하게 된다. 최근 모 지상파 드라마가 2회만 방영하고 주저앉은 것도 부가수익에 천착하는 환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CJ ENM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CJ ENM 홈페이지 갈무리)

이 날 강호성 대표의 발언은 최근 불거진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IPTV 서비스사들은 CJ ENM이 전년 대비 25% 인상한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 등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IPTV업계에서는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의 무리한 인상은 CJ ENM만의 독자 생존만을 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CJ ENM은 이를 '공생'이라는 키워드로 반박했다. 강호성 대표는 "우리만 살자는 것이 아니다"며 "변화되는 시장에서 선진화된 시장 구조를 구축하지 못하면 제작사는 결국 글로벌 OTT 플랫폼에 줄을 서게 된다. 그 곳에서 제작할 경우 제작비의 110~120%를 받지만 결국 IP까지 다 넘겨줘야 하는데 이것은 하도급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콘텐츠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로 나아갈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콘텐츠 시장의 유통 분배구조가 선진화 돼야 한다"며 "과연 국내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변모해야 할 지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강호성 CJ ENM 대표. (사진=CJ ENM)
▲ 강호성 CJ ENM 대표. (사진=CJ ENM)
특히 CJ ENM은 국내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글로벌 지역에서 호평받는 만큼 유통·분배 방식도 선진화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호성 대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외산 OTT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뛰어들며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 업계가) 분배 구조에 관심이 없다면 메이저 스튜디오에 예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콘텐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유통 및 분배와 관련된 시장구조도 선진화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날 CJ ENM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을 포함해 5년간 5조원의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목표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고도화하는 등 다양한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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