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일(현지시간) 연례행사 WWDC21에서 아이폰용 최신 운영체제 'iOS 15'를 공개했다. 핵심 키워드는 '공유'다. 특히 애플의 영상통화 앱 페이스타임에서는 신규 기능인 '쉐어플레이(Share play)'로 음악, 동영상의 실시간 공유가 가능해졌고 '사용자와 공유됨'이란 메뉴에서는 메시지, 뉴스, 사진 앱 등에서 나에게 공유된 콘텐츠를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 WWDC21 개막을 알리는 팀 쿡 애플 CEO (사진=WWDC21 갈무리)
▲ WWDC21 개막을 알리는 팀 쿡 애플 CEO (사진=WWDC21 갈무리)

페이스타임으로 친구와 실시간 영화·음악 공유 OK

iOS 15에서는 페이스타임에 대한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지금껏 낮은 실감성은 비대면 영상통화의 고질적인 한계였다. 애플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페이스타임에 '공간음향'을 적용했다. 상대의 영상이 배치된 방향에서 목소리가 들리도록 해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대화할 경우 소리에 따른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피사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는 인물사진 모드의 '배경 흐림' 기능도 이제 페이스타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음성 분리'와 '와이드 스펙트럼'은 인공지능(AI)으로 주변 잡음을 제거하거나 반대로 주변 소리를 더욱 세세하게 구분해 들을 수 있는 기능으로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 페이스타임 중에도 인물사진 모드의 배경흐림 효과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진=애플)
▲ 페이스타임 중에도 인물사진 모드의 배경흐림 효과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진=애플)

쉐어플레이는 페이스타임에 다양한 멀티태스킹 기능을 부여하는 기능이다. 예컨대 친구와 각자의 집에서 동시에 영화를 틀어 놓고 시청하면서 전화로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다면, 서로 영상 재생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느껴봤을 것이다. 페이스타임 쉐어플레이는 스트리밍 앱에서 영상을 재생할 때 상대방과 해당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시청할 수 있다. 애플 뮤직에서 음악 재생 목록을 불러와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쉐어플레이 중에도 멀티태스킹으로 메시지 대화 등이 가능하며 공유된 화면을 애플 TV와 연동해 대화면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애플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페이스타임에서 쉐어플레이를 활용해 보다 다양한 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쉐어플레이 기능으로 음악을 공유하는 장면 (사진=애플)
▲ 쉐어플레이 기능으로 음악을 공유하는 장면 (사진=애플)

'사용자와 공유됨' iOS 15에서 사진 앱과 뉴스 앱, 애플뮤직 앱 등 다양한 애플 전용 앱에서 볼 수 있게 될 새로운 메뉴다. 예를 들어 애플 메시지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특정 기사의 링크가 전달될 경우 이를 즉각 확인하지 못해도 괜찮다. 뉴스 앱을 실행하면 사용자와 공유됨 메뉴에 해당 링크가 보낸 이와 함께 표시되며 이를 확인하고 보낸 이에게 바로 답장할 수 있다. 애플 뮤직에서도 지인이 나에게 공유한 음악을 바로 찾아 들을 수 있게 되며 사진 앱도 마찬가지다.

알림은 필요한 것 우선으로...'방해금지모드' 강화

iOS 15에서는 다양한 공유 기능이 부각됐지만 개인을 위한 신규 편의 기능들도 주목된다. 포커스 앱에서는 새로운 '알림 요약' 기능을 통해 알림 받기 원하는 시간을 지정할 경우 해당 시간대에 아이폰이 AI로 중요한 알림 순서로 요약해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또 이제 '방해금지모드'를 활성화하면 상대방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전 방해금지 활성화 상태임을 알림과 자동응답 메시지로 알 수 있게 된다. 크레이그 패더리기 애플 수석부사장은 "타인의 간섭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선을 긋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발 나아가 '집중모드'에서는 아이폰이 AI로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사람과 앱이 주는 알람만 볼 것을 제안한다. 이는 사용자의 과거 기기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만약 업무 중이라면 직장 동료, 업무 메신저 알람이 우선시되며 업무 시간 내 아이폰 특정 페이지에는 업무용 앱과 위젯만 노출되도록 해 집중도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휴식 시간에는 친구와 가족의 알림, 여가용 앱 사용을 제안해 일과 휴식의 분리를 돕는다.

▲ 알림 최적화, 방해금지모드가 강화된 iOS15 (사진=WWDC21 갈무리)
▲ 알림 최적화, 방해금지모드가 강화된 iOS15 (사진=WWDC21 갈무리)

자동차 열쇠, 신분증도 담을 수 있는 '월렛'

이 밖에 iOS 15에서는 기타 편의기능들이 업그레이드됐다. '월렛' 앱은 이제 열쇠와 신분증 기능을 겸하게 된다. 아직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지만 초광대역을 지원하는 집이나 호텔, 차량 키, 회사 출입증 등을 월렛에 디지털 키로 만들어 출입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미국 일부 주에서는 월렛에 신분증을 스캔해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애플은 이 신분증을 공항보안검색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교통안전청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날씨 앱과 지도 앱은 시각적 요소들이 개선됐다. 날씨 앱은 애니메이션 효과를 극대화해 텍스트 외에도 날씨 정보를 시각적으로 보다 직관적이게 알아볼 수 있게 됐으며 지도는 3D 요소가 한층 정교해졌다. 도시 내 고도와 도로 색, 랜드마크 지형지물이 표시되며 내비게이션 안내와 대중교통 안내 수준도 더욱 정교해졌다. 가령 대중교통 이용 중 엉뚱한 정류장에서 하차 시 자동으로 경로를 재검색해 주는 기능을 들 수 있다. 강화된 지도 기능 역시 연내 미국 도시를 시작으로 전세계 도시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 도시 내 시각적 표시 효과가 강화된 iOS 15의 지도 앱 (사진=WWDC21 갈무리)
▲ 도시 내 시각적 표시 효과가 강화된 iOS 15의 지도 앱 (사진=WWDC21 갈무리)

한편 이번 WWDC21에서 공개가 예상됐던 에어팟3이나 신형 맥북 프로 등 하드웨어 제품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에어팟의 경우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마이크가 더 잘 포착해주는 '대화 부스트' 기능과 에어태그처럼 잃어버린 에어팟 위치를 블루투스와 에어팟 주변 애플 기기 등을 통해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검색 기능, 에어팟 분리 알람 등 일부 편의 기능이 새로 업데이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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