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가 삼성그룹에 총 2349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블로터DB)
▲ 공정위가 삼성그룹에 총 2349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블로터DB)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에 총 2349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웰스토리에 계열사 급식 물량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혐의다. 공정위가 내세운 2가지 핵심 근거는 ‘삼성웰스토리 수익은 모두 내부 계열사 거래에서 발생한다는 점’과 ‘삼성웰스토리 이익보전을 위해 삼성전자가 특별 팀(TF)을 꾸려 계약구조를 변경한 점’이다.

내부 거래로 벌어들인 돈 대부분 삼성물산으로 흘러가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 수익이 내부거래에서만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에버랜드에서 물적분할된 2013년 12월 1일 이후 꾸준히 1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도 957억원에 달한다.

▲ 삼성웰스토리 실적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삼성웰스토리 실적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그러나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의 영업이익 대부분은 내부거래에서 창출됐다고 주장한다. 웰스토리 ‘비계열사 영업이익 현황’을 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웰스토리가 비계열사 거래에서 얻어낸 평균 수익성은 마이너스(-) 15억원이다.

공정위가 이를 지적한 이유는 삼성웰스토리가 취득한 이익이 배당금 형태로 삼성물산에 지급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웰스토리 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지분율 17.3%인 이재용 부회장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웰스토리가 내부거래에서 취한 수익이 배당금 형태로 삼성물산과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 삼성웰스토리 비계열사 거래내역.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삼성웰스토리 비계열사 거래내역.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삼성웰스토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74%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삼성웰스토리는 내부거래 등으로 벌어들인 돈 중 74%를 삼성물산에 보냈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삼성그룹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웰스토리가 배당할 경우 “웰스토리가 자체 성장보다는 모직의 역할로 대내외적 캐시카우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고 동종업계 배당성향(7~12%)보다 고배당인 점”을 우려했다.

▲ 삼성물산-삼성웰스토리 배당금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삼성물산-삼성웰스토리 배당금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수익 악화에 미래전략실 움직여 ‘계약구조’ 변경

2012년 삼성전자 급식사태가 발생했다. 임직원들은 음식 맛을 문제 삼아 불만의 목소리를 냈고 ‘삼성웰스토리의 독점 수의계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임직원들의 불만은 미전실 운영회의에서도 공식 언급됐다.

공정위는 최지성 당시 미전실장이 ‘전자급식개선 TF'를 구성해 ’계약구조 변경작업‘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TF가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수수료(인건비의 15%) 지급, 소비자물가 및 최저임금에 연동한 식단가 매년 인상 등의 거래조건을 설정해 삼성웰스토리 이익을 보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재료비 마진을 보장하는 거래조건은 동종업계에 없는 파격적인 거래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식단가 외에 인건비의 15%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 역시 찾아보기 힘든 거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 당시 이부진 에버랜드 사장 보고 문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당시 이부진 에버랜드 사장 보고 문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가 당시 이부진 에버랜드 사장에게 보고한 문건 내용을 근거로 “TF는 삼성웰스토리의 기존 이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계약구조 변경을 추진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계약구조 변경 이후에도 삼성그룹이 다른 업체의 경쟁입찰을 중단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삼성웰스토리 수익을 유지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정위 제재에 대한 입장’ 보도자료를 내고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돼 유감스럽다”며 “전원회의 의결서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임을 소명하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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