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KT 이스트 사옥. (사진=KT)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KT 이스트 사옥. (사진=KT)

KT 노동조합(노조)이 회사에 성과배분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 노사는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2021년 단체교섭 1차 본회의를 열고 노조의 요구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임금 분야에서는 성과배분제 도입이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성과배분제는 기업이 생산성 향상에 따라 얻은 이익을 근로자에게 배분하는 제도를 말한다. KT 노조는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직원들에게 배분해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가 성과배분제 도입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KT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목표치를 달성했을 때 직원들에게 초과이익배분금(PS)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노사가 합의했고 실제 지급까지 됐다. 하지만 실적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도 나오면서 PS 제도는 지속되지 못했다. 노조는 최근 KT의 실적이 개선 추세에 있다고 판단하고 과거와 달리 목표치를 별도로 설정하지 않고 영업이익의 10%를 직원들에게 배분하는 성과배분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KT는 지난 2020년 별도 기준 매출 17조8792억원, 영업이익 87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4% 증가했다.

노조는 성과급도 기존 월 기본급 기준 525%에서 600%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또 노조는 고용안정과 관련해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노동이사제는 이사회에 노조에서 추천한 인사를 포함시키는 것을 말한다. KT 노조는 과거 단체교섭에서도 노동이사제 도입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노동이사제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들은 있었지만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KT가 선도적으로 추진하고자 이번 교섭에서 다시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59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로 확대해달라는 것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1953년 이전에 태어났으면 만 60세부터, 1953년 이후는 만 61~65세에 받을 수 있다.

노조는 이번 요구안건들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마련됐다며 조합원들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데 중점을 둘 것을 요구했다. 본회의에는 사측 대표로 구현모 대표도 참석했다. 구 대표는 생산적인 단체교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노사는 이날부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임금, 제도, 보수·복지 등 3개 실무소위원회를 차례로 개최하며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실무소위원회 협의 결과는 차기 본회의에서 보고된다.

한편 KT 노사는 지난 2020년 단체교섭에서 △임금 2%인상 △일시금 200만원, KT주식 45주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 650억원 출연 △유연근로제 개선 등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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