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자율공장(스마트팩토리)은 오늘날 제조업계의 ‘대세’가 되고 있다. 제품의 제조와 검사, 포장 등 전체 생산공정을 자동화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고,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을 줄여 중장기적으로 인건비도 낮출 수 있다.
오늘날 국내 대기업 중 지능형 자율공장을 선도하는 곳은 바로 LG전자다. 2019년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에 지능형 자율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가전제품을 만드는 경남 창원시 LG스마트파크(기존 창원사업장)에 8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공장을 통합생산동으로 바꾸고 있다.
16일 투자의 결실이 나타났다. 4년간 약 4800억 원을 투자한 통합생산동의 1단계 가동이 시작된 것이다.
새 지능형 자율공장의 생산성은 얼마나 늘어날까. LG전자 측은 기존 최대 200만 대 수준이던 연간 생산능력이 300만 대 이상까지 증가한다고 밝혔다. 단순 산술적으로 생산성에서 약 50% 늘어나는 것이다.
새 공장에는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시스템이 적용됐다. 우선 기존에 사람 손을 많이 타던 조립과 검사, 포장 등 전체 생산공정에서 자동화율이 올랐다. 또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생산 프로세스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인공지능 딥러닝을 통해 사전 품질 예측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물류 체계도 개선했다. ‘입체 물류 기반 자동공급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지능형 무인창고와 고공 컨베이어를 도입해 부품 물류 과정에서 자동화에 나섰다. LG유플러스의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도 접목해 안정적 통신 연결 하에 자재를 자동으로 옮긴다.
생산 설비는 모듈러 방식으로 제조 공정을 단순화했다. 제품 속 부품과 솔루션을 묶어 표준화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였다. 신공장은 에너지 효율도 개선된다.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비컨’(BECON) 등 첨단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효율이 약 30%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 측은 “H&A사업본부 협력사 가운데 스타리온성철, 신성델타테크, 오성사 등 창원 지역에 있는 11개 주요 협력사의 종업원 수는 41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능형 자율공장이 일자리를 뺏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제조업과 같은 단순 노동 분야에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필연적이나, 4차 산업혁명 하에서 생겨날 전에 없던 직무에서의 인력 수요는 늘어날 것이며, LG전자의 주장대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적용하지 않은 대기업 협력업체는 고객사 생산성 증가에 대응해 직원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보스톤컨설팅그룹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독일을 대표하는 23개 산업군에서 스마트 팩토리가 인간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시뮬레이션 했다. 연구에 따르면 매년 1%의 추가이익 성장을 목표로 50%의 기업들이 스마트공장 기술을 도입할 경우 생산현장 일자리 61만 개가 스마트팩토리로 대체되지만 반대로 IT분야에서 21만 개, 데이터 분석과 연구개발 분야에서 75만 개가 생기는 등 약 96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된다. 줄어드는 일자리를 늘어나는 일자리가 상쇄해 약 35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기업이 지능형 자율공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돈을 투자하는 만큼 투자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 직원의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다. 이 경우 쉽게 직무를 옮기기 어려운 제조업 종사자들의 노동 공백 문제가 유발될 수 있어 보인다.
한편 LG전자는 2024년까지 통합생산동과 창고동 등 연 면적 33만6000제곱미터(m2) 규모의 2개동 6개 라인을 갖춘 자율형 지능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향후 LG전자는 국내외 전역의 LG전자 생산공장을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바꿀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