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KT 웨스트 사옥. (사진=KT)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KT 웨스트 사옥. (사진=KT)

KT의 인터넷이 마비된 25일 오전 전국에서는 각종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20분경부터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KT의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기업과 매장, 가정의 인터넷 접속이 마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KT는 즉각 위기관리위원회를 가동해 11시57분부터 순차적으로 인터넷 복구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정오가 넘어가도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약 1시간 이상 인터넷이 먹통되면서 특히 기업과 매장에서는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해 피해를 봤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앱 개발 업체는 신규 앱 출시를 앞두고 인터넷이 마비돼 직원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 업체 관계자는 "앱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인터넷이 막혀 업무에 비상이 걸렸다"며 "구로디지털단지 내 있는 협력사들도 인터넷이 끊겨 소통이 안됐는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출시 일정을 미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점심 장사를 앞둔 식당과 카페에서도 인터넷이 먹통이 돼 카드 결제가 막히면서 손님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부산시의 한 식당 점주는 "점심시간이 하루 영업시간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인데 카드 결제가 먹통이 돼 손님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KT가 복구를 했다고 하지만 우리 가게는 여전히 인터넷 연결이 불안해 손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영등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는 "KT 인터넷을 통해 포스기(POS·계산기)를 운영하는데 오전에 결제가 안 돼 손님을 돌려보냈다"며 "오전은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대라 피해를 본 매출은 10~15만원 수준이지만 가게 운영에 불편함을 겪었다"고 말했다.

피해 사례는 병원에서도 이어졌다. 서울의 한 임신부는 검진 차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의 KT 인터넷이 마비되면서 진료비 결제를 제때 하지못해 처방약 수령이 늦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이 임신부는 "임신 중이라 거동이 쉽지 않은데 카드 결제를 하고 처방전을 받기위해 기약없이 기다리면서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KT는 디도스 공격을 인터넷 먹통의 원인으로 추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오전 11시경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11시57분부터 순차적으로 복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도스 공격은 다른 PC들을 원격 조종해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시킴으로써 단시간 내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 방식을 말한다.

한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이날 인터넷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했다. 양사 관계자들은 "KT의 인터넷 먹통 사례를 접하고 당사 인터넷도 긴급 확인에 들어갔지만 네트워크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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