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영수 부회장.
▲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영수 부회장.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초대 대표이사에 오른 김종현 사장이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용퇴를 결정하고 권영수 ㈜LG 부회장이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됐다. LG가 매년 11월 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을 기다리지 못하고 확실한 의도가 담긴 핀셋 인사를 실시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GM(제너럴모터스) 배터리 화재 리콜과 관련한 질책성 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권 부회장이 떠난 뒤 ㈜LG 공석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권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오후 이사회를 개최해 ㈜LG 소속 부회장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총을 11월 1일에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 승인이 나면 권 부회장은 오는 11월 1일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한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40년 넘게 LG그룹에 몸 담고 있는 LG맨이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장 사장에 오른 뒤 LG디스플레이, LG화학 전지사업본부, LG유플러스 등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18년 ㈜LG 대표에 오른 뒤 권 부회장을 ㈜LG 부회장에 선임해 구 회장 측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을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핵심 사업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회사기 때문에 가장 믿음직한 인물에게 회사 경영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에 용퇴를 결정한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초대사장은 사실상 GM 전기차 화재 리콜 사건 등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1조원이나 차이나는 충당금 규모를 발표하는 해프닝을 빚는 등 시장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권 부회장의 공석을 누가 맡는지도 또 다른 관심사다. 그룹 지주사 ㈜LG의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그룹 오너이자 회장을 보좌하는 2인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권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두고 내부 권력이 새롭게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권 부회장이 ㈜LG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하현회 전 부회장이 고 구본무 회장을 보좌했었다.

과거 LG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연말 인사에 누가 ㈜LG 대표이사에 오를지 지켜보면 내부 권력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그룹 내에는 권 부회장 외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봉석 LG전자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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