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대표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의 캐릭터들이 가상 공간에서 뛰어놀며 유저들과 소통하는 그림이 떠오르겠지만, 컴투스의 비전은 생각보다 거대했다. 주요 생활 영역을 현실처럼 구현하는 방대한 '가상세계'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유있는 광폭 투자…'큰 그림' 있었다
컴투스는 지난 6월 말 송재준, 이주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다양한 기업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투자 분야도 다양하다. 컴투스는 지난 8월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SI 프리 시리즈A 투자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데 이어 같은 달 '데브시스터즈'와 '쿠키런: 킹덤'의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사진=컴투스)
▲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사진=컴투스)
재무적 투자부터 경영 전반을 지원하는 컴퍼니 빌더인 '게임체인저'의 지분 40%를 확보한 컴투스는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위지윅스튜디오'에 1607억원을 투자하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자체 기술 역량을 통해 넷플릭스 '승리호' 등 국내외 다양한 영화 속 VFX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엔피', '래몽래인', '이미지나인컴즈', '메리크리스마스', '골드프레임', '고즈넉이엔티', '위즈온센', '에프포스트' 등 위지윅스튜디오가 보유한 자회사를 통해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웹소설·뮤지컬·OST 제작 및 배급 등 사업영역을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컴투스는 '워킹데드'로 잘 알려진 글로벌 콘텐츠 기업 '스카이바운드엔터테인먼트'와 △국내 스토리 콘텐츠 기업 '엠스토리허브' △MZ세대 콘텐츠 기획사 '클래버이앤엠' △콘텐츠 제작 및 미디어 기업 '미디어캔' 등 역량 있는 기업의 인수 및 투자를 진행했다. 국내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정글스튜디오'도 설립하며 디지털 콘텐츠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넓혔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금융 인프라 구축도 잊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사 '애니모카 브랜즈'에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컴투스가 투자한 애니모카 브랜즈는 NFT 기술력과 자체 게임 개발력 외에도 '포뮬러1', '마블', '파워레인저', 'WWE' 등 유명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과 325개 라이선스 브랜드 기반 NFT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컴투스는 같은 달 22일, 미국 디지털 컬렉션 전문 기업인 '캔디 디지털' 시리즈A 투자에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 (사진=컴투스)
▲ (사진=컴투스)
이어 컴투스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인 '더 샌드박스'와 부동산 가상거래 메타버스 기업 '업랜드'가 각각 진행하는 시리즈B와 시리즈A에 라운드 투자사로 참여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이 달 들어 미국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 '미씨컬 게임즈'의 시리즈C 라운드 투자사로 참여하며 컴투스만의 투자 전략을 이어갔다. '미씨컬 게임즈'는 자체 개발한 '미씨컬 이코노믹 엔진'과 '미씨컬 마켓플레이스' 기반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자신만의 NFT를 만들고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씨컬 게임즈 투자 발표 당시 컴투스는 "이미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에 오른 유망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콘텐츠 산업에서 컴투스 만의 독보적인 메타노믹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꾸준한 투자 및 파트너십 확대에 집중한 컴투스의 '큰 그림'은 지난 10일 오전 진행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알려졌다. 

직관적 의미, 숨겨진 의도는
컴투스는 블록체인 메타노믹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를 공개했다. '컴투버스'라는 명칭은 '컴투스'(Com2us)와 '메타버스'(Metaverse)의 합성어로 직관적인 느낌이 강하다. 메타노믹스는 메타버스와 토큰 경제의 결합을 의미하는 단어로, 컴투스의 모회사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2대 주주인 게임빌(컴투스홀딩스)의 지원도 뒷받침될 예정이다. 컴투스는 지난 5일 '컴투버스'와 영문 상표권을 각각 출원하며 서비스 구축을 사실상 공식화한 바 있다.

컴투버스를 움직이는 축은 크게 '블록체인', '콘텐츠', '게임'으로 구분된다. 블록체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거듭난 '하이브'가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 콘텐츠의 경우 위지윅스튜디오를 중심으로 관련 자회사인 래몽래인, 이미지나인컴즈, 메리크리스마스 등의 제작 역량이 뒤따르며 게임은 컴투스, 컴투스타이젬, 올엠, OOTP 등 컴투스그룹 내 관계사와 데브시스터즈가 함께할 예정이다. 

각 사업별 역량은 컴투버스 안에서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예정이다. 블록체인과 콘텐츠의 융합은 캔디디지털(MLB NFT), 차이코퍼레이션(결제), 뮤직카우(음원) 등이 협력한다. 블록체인과 게임의 접점은 애니모카브랜드, 더 샌드박스, 업랜드, 미씨컬게임즈 등의 협력사들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콘텐츠와 게임의 교집합은 스카이바운드, 데이세븐, 정글스튜디오, 그램퍼스가 협력한다. 

이 외에 디지털 금융 케이뱅크, 벤처투자사 크릿벤처스, 컴퍼니빌더 게임체인저, VR 기업 컴투스로카, 웹드라마 제작사 와이낫미디어, 방송솔루션 기업 미디어캔, XR 기술 기반 기업 엔피까지 컴투버스 생태계를 형성할 계획이다.

▲ (사진=컴투스 IR북 갈무리)
▲ (사진=컴투스 IR북 갈무리)
협력체들과 컴투스가 만드는 메타노믹스 플랫폼의 목표는 일(경제)·생활(사회)·놀이(문화)를 아우르는 '올인원 메타버스 계획도시'다. 컴투버스는 '오피스월드', '커머셜월드', '테마파크월드', '커뮤니티월드' 등 크게 4가지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오피스월드는 스마트한 일터를 구현한다. 기업 가상 오피스 매매·임대부터 커스텀 오피스 제작, 화상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제공, 보안 및 업무시스템 연동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한다. 

커머셜월드의 경우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각 업종별 종합 빌딩이 입주해 버추얼 피팅·쇼핑이 가능하며 비대면 의료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프라이빗한 금융 상담이 가능하며 가상 비대면 상업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테마파크월드는 '흥미진진한 놀이터'를 슬로건으로 게임, 영화, 공연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기고 거래하는 곳으로 꾸며진다.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얄'처럼 게임 내에서 공연 및 영화를 보거나 디지털 굿즈를 NFT 거래하는 복합 공간으로 설계중이다. 넓은 의미의 게이미피케이션 공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 (사진=컴투스 IR북 갈무리)
▲ (사진=컴투스 IR북 갈무리)
'일상과 소통의 여유'를 목표로 한 커머셜월드는 기존의 메타버스 공간과 유사하지만 보다 친근한 분위기를 추구할 계획이다. 게임 로비와 유사한 자유광장 형태를 지향하면서도 AI 및 인터랙션(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캐릭터와 IP 세계관이 총동원된 콘텐츠 리빙 공간으로 개발중이다. 컴투스는 높은 자유도의 소통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승준 컴투스 개발운영센터장은 "12월 중 컴투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컴투스 그룹사가 가상 입주해 원격근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컴투스는 컴투버스의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컴투스는 서울오션아쿠아리움과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얼반웍스와 공동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코엑스아쿠아리움'을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이번 MOU를 통해 향후 컴투버스의 엔터테인먼트 구역인 '테마파크월드'에 실제 코엑스아쿠아리움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가상 수족관을 도입할 예정이다.

박관우 컴투스 최고 메타버스 책임자는 "가상 공간에 사람들이 모였다고 헤서 메타버스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사회, 경제, 문화 시스템이 존재해야 한다"며 "컴투버스는 영업활동부터 교류, 일상 영위 등 삶을 살아가는 기획 도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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