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봉석 (주)LG COO 부회장.(사진=LG)
▲ 권봉석 (주)LG COO 부회장.(사진=LG)

권영수 부회장이 떠난 그룹 지주사 대표이사 후임으로 권봉석 LG전자 CEO가 부회장 승진과 함께 선임되며 지주사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을 과연 어디에 사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LG는 크고 작은 투자를 직접 벌이며 순수지주사에서 탈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LG그룹은 ㈜LG 최고운영책임자(COO)에 권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선임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권봉석 부회장은 LG전자 CEO로서 선택과 집중,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견인해 왔다”며 “향후 ㈜LG COO로서 LG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권 부회장 선임과 함께 눈 여겨 볼 점은 바로 투자조직 신설이다. ㈜LG는 “COO 산하에 미래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할 경영전략부문과 지주회사 운영 전반 및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수행할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해 각 계열사가 고객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는 이를 위해 홍범식 경영전략팀장 사장을 경영전략부문장에 올리고, 하범종 재경팀장(CF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지원부문장 역할을 맡겼다.

㈜LG가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별도 기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8%로 사실상 빚도 없어 보유 현금을 모두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만약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는다면 수조원 규모의 ‘빅딜’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

이미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 이력도 있다. 2018년 LG전자와 함께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 기업 ZKW를 인수하는데 약 4000억원을 쓰기도 했다. 지난 7월 택시 호출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 지분 투자를 실시하며 또 한 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LG가 AI(인공지능)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AI 사업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LG는 지난 5월 앞으로 3년 동안 ‘초거대 AI’ 인프라 확보와 개발에 1억달러(114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초거대 AI’는 사고, 학습, 판단 등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로 산업혁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LG는 지난해 LG CNS 빅딜을 통해 약 1조원을 손에 쥐었다. LG CNS의 일감 몰아주기 이슈 선제 대응 차원에서 지분 35%를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맥쿼리PE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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