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윈도우 앱 개발자인 라파엘 리베라(Rafael Rivera)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윈도 11의 변경점. '셋 디폴트(Set default)' 버튼을 눌러 구글 크롬을 기본 웹 브라우저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사진=라파엘 리베라 트위터)
▲ 윈도우 앱 개발자인 라파엘 리베라(Rafael Rivera)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윈도 11의 변경점. '셋 디폴트(Set default)' 버튼을 눌러 구글 크롬을 기본 웹 브라우저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사진=라파엘 리베라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신 운영체제 '윈도 11'에서 기본 웹 브라우저를 자사의 '엣지(Edge)'부터 구글 크롬(Chrome), 모질라 파이어폭스(Firefox) 등으로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꿀 전망이다.

윈도 11은 기본 웹 브라우저로 MS 엣지를 지정했는데, 사용자가 다른 회사의 웹 브라우저로 전환하기가 매우 어려워 원성을 사온 바 있다. 사용자가 설정에서 기본 앱 메뉴로 진입해 웹 파일의 모든 확장자(html, svg 등)마다 전환을 원하는 브라우저를 지정해주는 수작업을 해야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윈도우 앱 개발자인 라파엘 리베라(Rafael Rivera)는 이주 초 새로운 윈도 11의 변경 사항을 발견했다. 원도 11이 윈도 10과 비슷한 방식으로 간단하게 기본 브라우저를 전환할 수 있는 '셋 디폴트(기본 앱 설정)' 버튼을 탑재한 것이다.

MS는 이런 변화가 계획적인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 시험 중이다. 새로운 업데이트는 공개형 베타테스트 창구인 '윈도우 참가자 프로그램(Windows Insider Program)'의 데브(Dev, 개발자) 채널에 공개됐다. 데브 채널은 윈도우 참가자 프로그램(데브, 베타, 미리보기 채널 릴리즈) 중에서도 최신 코드가 담긴 새로운 빌드를 안정화와 관계없이 가장 공격적으로 공개하는 곳이다.

MS 윈도 마케팅 부사장인 아론 우드먼(Aaron Woodman)은 <더 버지>에 "수요일 데브 채널에 공개된 윈도 11 인사이더 프리뷰 빌드 22509에서는 기본 브라우저를 설정하는 기능이 간소화됐다"며 "윈도우 참가자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의 의견과 테스트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MS는 당초 "더 세분화된 수준으로 기본값을 조정하고 제어하기 위해 고객 의견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본 웹 브라우저 전환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쟁 브라우저 제조업체인 모질라, 브레이브는 물론 구글까지 MS의 기본 앱 정책을 비판했다.

윈도 11 사용자들도 MS에 눈총을 보내는 건 마찬가지다. 엣지 사용의 강제성을 없앨 수 있는 무료 앱 '엣지디플렉터(EdgeDeflector)'는 사용자가 50만명에 달했지만, MS는 최근 이 앱의 설치를 차단하고 나섰다.

더군다나 엣지는 최근 베타 채널에서 공개한 BNPL(Buy Now, Pay Later: 선구매 후결제) 기능이 저조한 호응을 얻는 등 여러모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MS는 이번 기본 웹 브라우저 정책 업데이트로 사용자 의견을 수렴하는 모양새다.

<더 버지>는 "MS는 기본 웹 브라우저를 더 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기능을 여전히 테스트하고 있지만 언제 모든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며 "우리는 내년 윈도 11의 더 큰 업데이트로 새 기능의 데뷔를 기대하고 있지만 MS는 날짜를 발표하지 않았고, 일부 업데이트는 큰 기능적 하향에 앞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MS의 엣지 강제 정책은 구글 크롬과의 경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엣지 사용자에게 "안전한 크롬을 써라", MS는 크롬을 내려받으려는 사용자에게 "이 브라우저(크롬)는 2008년 것이다! 더 새로운 건 MS 엣지"라고 알림을 띄우며 '디스전'을 벌였다. 또 MS는 "크롬이 빠르게 배터리를 소모하고 있다"는 윈도 메시지도 표출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처럼 날 것 그대로의 경쟁을 하는데는 웹 브라우저가 검색엔진부터 쇼핑,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과의 '연결 수단'이기 때문이다. 점유율 조사기관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올 11월 기준 크롬은 64.06%의 점유율로 전년 동월(63.54%)보다 0.52%p 올랐다. MS 엣지는 4.19%로 한 자릿수지만 전년(3.01%) 대비 1.18%p 증가해 더 높은 오름폭을 시현했다. 2위는 애플 사파리(19.2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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