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주목할 만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업계 트렌드를 알기 쉽게 풀어봅니다.
▲ CJ올리브네트웍스의 첫 NFT 발행작품 '월하2021'(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 CJ올리브네트웍스의 첫 NFT 발행작품 '월하2021'(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이제 'NFT(대체불가능토큰)'라는 테마만으로 투자자산이 '무지성 상승' 하는 국면은 지나간 모습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샌드박스(SAND)는 6일 오후 1시 30분 현재 667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지난달 28일 9495원에 비하면 약 30%가 빠진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디센트럴랜드(MANA) 역시 6500원에서 4550원으로 30% 내렸죠.

11월 1일자 <블록먼데이>에서 디지털상의 땅, 건물 등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수단인 디센트럴랜드와 샌드박스를 소개해드렸는데, 그날 각 코인의 종가 3600원, 2525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이기는 합니다. 불과 한 달 내에 저점과 고점을 모두 가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지난달 NFT는 증권시장에서도 주인공이었습니다. 두나무의 증권 애플리케이션 증권플러스에서 NFT 테마는 11월 한 달간 14.99% 올라 상승률 1위 테마를 차지했습니다.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사가 NFT 사업 진출 의지를 밝혔죠. NFT가 게임 업종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증폭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NFT를 향한 '묻지마 인기'는 다소 사그라든 추세입니다. 국내 검색엔진 네이버의 '검색어트렌드'를 살펴보면 NFT의 검색량 유입이 가장 많은 날(관심도 100)은 11월 11일이었는데, 12월 5일 기준으로는 이 관심도가 10에 그칩니다. 관심도 9를 나타냈던 10월 26일과 별 차이 없어진 것입니다.

▲ 'NFT' 검색어 관심도 추이(사진=네이버 데이터랩)
▲ 'NFT' 검색어 관심도 추이(사진=네이버 데이터랩)

물론 NFT 코인의 하락세에는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대된 거시적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런 악재를 뚫고 NFT 코인이 다시 반등을 그릴만한 정당한 요인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즉, NFT 시장은 이제 성장성보다 실제적인 '성장'을 증명해야 하는 시기를 맞았습니다. NFT를 통해 사용자들과 사업자들이 실익을 얻는 사례와 지표가 축적돼야 성장 모멘텀을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적정한 시장가치를 형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대기업들이 NFT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BM)을 수립하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입니다.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웠던 디지털 미술품의 수익화가 NFT 기술 덕분에 가능해지고 있죠.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두나무의 NFT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 NFT'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K-아트 작품은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한국 수묵 산수화 분야의 대표작가인 류재춘 화백과 협업한 '월하2021' NFT 에디션 200점이 역경매 방식인 더치옥션으로 12월 1일 12시부터 0.014 BTC(약 100만원)에 시작해 모두 판매됐죠.

전통예술의 심미성에 디지털 기술이 더해지면서 구매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월하2021은 류 화백의 대표 연작인 월하(月河)를 디지털 콘텐츠로 재탄생한 것인데, CJ올리브네트웍스가 개발한 AI 아트워크 플랫폼 에어트(AiRT)의 채색 기술을 활용했다고 합니다.

류 화백이 대표로 사용하는 색상과 한지 특유의 색감을 유지하면서도 일반적인 전통 수묵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색을 입혔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기존 작품에 인공지능(AI) 기술로 달빛의 변화를 표현했죠.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번 NFT 완판을 시작으로 예술 분야의 신진작가들을 적극 발굴하고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이며 K-아트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NFT 시장에서는 미술작품에 대한 NFT 발행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한 한컴위드는 한걸음 더 나아가 '화가의 재능'을 NFT화하려고 합니다.

입도선매(立稻先賣)라는 말을 아시나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을 제작 단계부터 미리 구매계약을 맺고 원활하게, 저렴하게 공급받는 것이죠. 수확 전 단계의 농수산물을 논밭에 있는 그대로 사는 '밭떼기'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렇듯 재능있는 화가가 질높은 작품을 생산할 확률이 높으니, 한컴위드는 NFT 작품의 생산 과정부터 수익화에 나선 것입니다.

한컴위드 관계사 한컴아트피아는 더아트나인이 선정한 화가들이 일정기간 동안 제작하는 미술작품 전체에 대한 판매 금액의 일부를 NFT 구매자들에게 수익분배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계약서를 다수의 NFT로 발행하고 마켓을 통해 판매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화가의 재능과 미래가능성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한컴아트피아는 12월 내에 NFT 마켓을 오픈하고 실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내년 1분기 내로 메타버스 기반의 갤러리 서비스도 추가적으로 선보일 방침입니다. 더아트나인은 보유하고 있는 정수아트센터를 통해 전시공간을 제공해 미술가 전시 초대, 아트페어 등 다양한 마케팅과 매니지먼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NFT는 이제 단순히 테마를 넘어 많은 기업과 재능있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는 유망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장기적으로 투자에 있어서 좀 더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해도 되겠습니다. 다만 투자는 전적으로 투자자의 선택이고, 테마에만 집착한 투자는 손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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