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창실 전무, 권영수 부회장, 김명환 사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 왼쪽부터 이창실 전무, 권영수 부회장, 김명환 사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최대 12조7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했다.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히는 이번 IPO는 공모 금액만 지난해 IPO 시장 공모액(약 21조원 전망)의 절반을 넘는다.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인 권영수 부회장은 IPO를 앞두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 권영수 부회장과 김명환 사장(CPO, 최고제품책임자), 이창실 전무(CFO, 최고재무책임자) 등 핵심 경영진은 10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권 부회장은 "기업공개를 통해 기술, 제품, 고객, 생산능력 4박자를 모두 갖춰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지난 30여년 동안 쌓아온 도전과 혁신 역량이 기업공개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IPO를) 100년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에 약 4250만주를 내놓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LG화학이 보유한 850만주와 신주 3400만주가 대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로 마련한 자금을 △국내외 생산기지 증설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 및 신규 사업 △품질 및 안전성 강화 등에 사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IPO로 시장에서 10조원에서 12조원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25만7000원에서 30만원 가량이다. 30만원일 경우를 가정하면 시장에서 12조75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는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생산량 1GWh(기가와트시)를 증설하는데 약 9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2조7000억원을 조달할 경우 141GWh 규모의 생산공장을 지을 수 있다. 전기차 211만5000대에 탑재할 분량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규모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로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이 증설에 투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와 유럽, 중국 등 해외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국내 공장도 소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홀랜드 공장과 GM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증설에 5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유럽 폴란드에는 1조4000억원을, 중국 남경 공장에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오창공장에는 5600억원의 투자금을 배정했다. 약 8조7600억원의 투자금을 증설에 배정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IPO로 조달할 자금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다퉈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배터리 수요가 폭증한 영향이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톱티어는 올해도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면서 배터리 수요가 매해 빠르게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 등 두 회사의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SNE 리서치가 발표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배터리 사용량 현황에 따르면 CATL이 29.0%, LG에너지솔루션이 22.2%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왕좌'를 두고 중국과 LG에너지솔루션이 치열한 물량 공세를 벌이고 있다. 양사 모두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하이 싱글 디짓(High Single Digit)'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CATL은 미국 테슬라와 독일 폭스바겐에 납품하고 있으며, 자국 전기차 메이커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테슬라와 GM, 유럽 폭스바겐그룹 등 다양한 글로벌 메이커에 납품하고 있다. 이중 GM과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각각 44%, 29%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고는 중국 CATL보다 수주 잔고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래 시장 점유율을 볼 때 CATL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CATL은 중국 기업이라는 한계로 인해 미국 메이커와 파트너십을 맺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유럽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어 CATL과 글로벌 영업력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바탕으로 수주 잔고를 넉넉하게 확보했고, 기수주한 물량을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기수주한 물량을 빠르게 매출화하기 위해서는 증설이 불가피하다.

권 부회장은 "수주 잔고를 조기에 달성하고자 생산능력을 늘린 부분을 감안하면 3년간 최소 25%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두 자리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는 생산요소 투입량 증대에 따라 생산비를 절약,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다. 배터리를 더욱 싸고, 수익성을 더 높여 CATL과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NH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가총액을 101조원으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이 70조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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