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석 BC카드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3월 취임식을 유튜브 토크 콘서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사진=BC카드)
▲ 최원석 BC카드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3월 취임식을 유튜브 토크 콘서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사진=BC카드)

최원석 사장의 주도 아래 BC카드(비씨카드)가 의욕적으로 자체발행카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결제 편의성이 뒤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BC카드의 자체카드 브랜드인 'BC바로카드'는 카드납부 결제일 이전에 미리 대금을 갚는 선결제 기능이 구현돼 있지 않다. 그 대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전용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처리하거나, 별도로 개설한 가상계좌에 미리 입금하는 방식의 대안적 방법을 고객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모두 고객의 추가적인 시간 소요가 수반된다. 예컨대 카드 이용한도를 전부 소진한 소비자들의 경우 전액 납부 가능한 현금력이 있어 선결제 신청을 해도 BC카드 담당직원이 처리를 하기 전까지는 카드 사용이 어렵다는 뜻이다.

여타 금융사에 있는 선결제 기능이 BC카드에는 왜 없을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카드업계의 소식을 다루는 기사에는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라는 문구가 자주 사용됐다. BC카드의 경우 자체카드를 발행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에 결제망을 빌려주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로 수익을 창출해왔기 때문이다. 여타 카드사처럼 BC카드가 자체카드를 통한 영업을 본격화한 건 지난해부터다. 

BC카드는 자사 플랫폼 '페이북' 내 선결제 기능의 도입을 올 상반기 내 목표로 개발 중이다. BC카드 관계자는 "저희가 예전에는 선결제 기능이 사실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전업계 카드사처럼 앱에서 자체적으로 선결제를 하는 솔루션이 없었다"며 "자체카드 라인업이 더 많아지는 만큼 편리하게 선결제할 수 있는 방식을 현재 'ASAP(가능한 빨리)' 기조로 개발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BC카드는 빠른 모객을 위해 유명 게임이나 인플루언서 등과 협력한 카드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로스트아크 카드'는 올 1월 26일 출시 이틀만에 누적 발급좌수 1만을 돌파했다. 로스트아크 게임머니인 '로열크리스탈'을 해당 카드로 충전 시 10%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양사에 따르면 로스트아크 카드 출시에 맞춰 게임 내 마련된 전용 공간에서 26일부터 진행되는 퀘스트형 이벤트에도 하루 평균 5.5만 유저(2월 3일 오전 10시 기준 누적 44만명)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로스트아크 유저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신청과정이 원활하지 않고 한도심사 기간의 편차가 크다는 비판이 많았다.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나서야 발급승인이 났다는 고객들도 있었다. BC카드는 카드를 선착순으로 발급받는 5000명을 대상으로 한정판 굿즈를 제공했는데, 이로 인해 카드 발급과정에 대한 유저들의 민감도 역시 높은 상황이었다.

BC카드는 지난해 중순 바로카드 심사 지원인력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 바 있으나, 자체 신용카드 업력이 높지 않은 탓에 고객 폭증 시에 대한 대처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BC카드는 간편결제 플랫폼 앱인 'ISP/페이북'에서 상품권이나 기프티콘 등 환금성 상품 결제 시 공동인증서나 휴대폰 본인인증과 같은 추가 인증을 요구하는 번거로움도 지적받고 있다.

고객 불만을 감수하면서까지 BC카드가 자체카드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건 결제망 사업의 위축으로 실적 부진 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회원사들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KB국민카드도 카드결제 프로세싱 업무를 개시해 다수 고객기업을 확보했다. 우리카드도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BC카드 결제망을 통할 일이 없어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C카드의 매입업무 수익의 비중은 88.1%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금액 기준으로 따져보면 2020년말 2조9618억원에서 2조320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 '시발(始發)카드' 플레이트(사진=BC카드)
▲ '시발(始發)카드' 플레이트(사진=BC카드)

반면 자체카드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46억원에서 60억원으로 뛰었다. 자체카드를 통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금융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BC바로카드 이용회원 중 현금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 83.84%가 18~20% 미만 금리를 적용받았다. BC카드의 자금조달 수단인 사채의 이자율은 지난해 3분기 1.581%로 마진성이 좋다.

BC카드는 BC바로카드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BC바로카드 이용액은 2020년 대비 270%, 신규 발급 수는 670% 증가했다"며 "또 카드고릴라(신용카드전문사이트)에서 발표한 2021년 톱10 신용카드 중 저희 '시발카드'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쟁 카드사에 대응하는 서비스 편의성 없이는 장기고객 유지가 어렵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BC카드의 총 개인회원수는 지난해 3분기 3086만명으로 전년 말 대비 2% 역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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