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봅니다.
▲ 나만의 프린팅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마플. (사진=마플 유튜브 채널)
▲ 나만의 프린팅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마플. (사진=마플 유튜브 채널)

‘마플코퍼레이션’은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 운영사인데요.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만의 굿즈를 디자인부터 제작 및 판매까지 쉽게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성장 가능성에 지난 2021년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요. 투자엔 PEF운용사 아스테란인베스트먼트가 신기술 금융사 솔론인베스트 및 한빛인베스트먼트와 공동 운용하는 아스테란-솔론 투자조합1호·아스테란-한빛 투자조합1호뿐 아니라 나우아이비캐피탈·스파크랩·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등이 참여했습니다.

▲ (표=블로터)
▲ (표=블로터)

주문 제작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2007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에서 가상현실학(Electronic Visualization) 석사를 마쳤는데요. 그때 스프레드셔츠나 카페프레스 등 POD(Print-On-Demand, 주문제작인쇄) 시장이 부상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이에 2007년 처음 창업한 회사가 ‘마켓프레스’인데요. 한 장의 옷도 주문 제작해주는 커스텀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핑몰이었죠. 2010년부턴 홍대와 이태원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했습니다. 고객과 1:1 상담을 해주고, 소량의 제품을 맞춤 생산해줬죠.

그런데 미국·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국내의 경우 봉제와 프린팅 기술력이 높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원할 수 있는 IT(정보기술)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못한 상태였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기존 전통적인 생산 방식에선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수기로 일일이 주문 내용을 포스트잇에 적어 무지 셔츠에 붙여 놓고 이후 제조 및 배송이 진행됐다고 하는데요. 디지털 전환이 되지 않은 영역이었던 거죠.

이에 국내서 처음으로 디지털 프린팅 기술을 도입한 자동화주문생산공정과 자체 개발한 웹·모바일 커스터마이즈 솔루션을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는데요. 이와 함께 2015년 법인을 설립하고, 온라인으로 사업을 전환하며 커스텀 프린팅 플랫폼 ‘마플’을 선보였습니다.

1인 크리에이터부터 MCN까지...주문 제작 솔루션 제공
주요 서비스로는 △마플(커스텀 프린팅 플랫폼) △마플샵(1인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 플러스(기업 대상 솔루션) 등이 있습니다.

먼저 2015년 선보인 마플은 개인이든 단체든 단 한 장부터 소량 주문제작 생산이 가능하도록 한 커스텀 프린팅 플랫폼인데요. 고객의 주문 접수부터 디자인 검수·상품 제작 및 배송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실크스크린(나염인쇄)부터 UV프린팅(자외선 이용 인쇄방식)·자수·전사·최첨단 디지털 프린팅까지 다양한 프린팅 설비를 갖추고 있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대표 서비스로 2020년 2월 론칭한 건 1인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인 마플샵인데요. 마플 플랫폼처럼 제품을 만들어 주지만, 차이점은 서비스 타깃층이 1인 굿즈샵이 필요한 크리에이터들이란 겁니다. 역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데 여기에 CS(소비자서비스)·재고관리까지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서비스들도 제공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기업 대상 솔루션인 마플샵 플러스는 2020년 9월에 론칭했는데요. 사이트 구축부터 주문·생산·배송·CS 등 기업 브랜드샵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모두 제공하는 솔루션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에 맞춰 굿즈를 제작할 수 있는 셈이죠. 특히 여러 크리에이터가 소속돼 있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사의 경우 기업 브랜드샵도 오픈하고 크리에이터 개개인 샵도 오픈해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마플샵' 찾은 크리에이터만 9만명
마플샵이 대표 서비스가 된 건 개인이 콘텐츠를 바탕으로 상품을 생산·유통하는 1인 마켓이 대중화하며 크리에이터 커머스 트렌드가 부상한 데 따른 것인데요. 실제로 현재까지 약 9만명이 마플샵을 통해 셀러(크리에이터인 판매자)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심사를 거쳐 승인된 3만5000명의 셀러들이 마플샵에 입점 판매 중인 상품은 90만 개 이상이고요.

현재 마플샵 사이트는 영어와 일본어로도 서비스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아시아·유럽 등 총 91개 국가를 대상으로 상품을 배송하고 있습니다. 한국 크리에이터를 좋아하는 해외 팬들이 상품을 주문할뿐 아니라, 해외 크리에이터들 또한 셀러 등록을 통해 마플샵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기업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마플샵 플러스는 현재 트레져헌터·크리시아미디어·스튜디오룰루랄라·세이브더칠드런·인넥스트트렌드 등 다양한 MCN·콘텐츠·엔터테인먼트 기업 등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MCN사인 ‘콜랩 아시아’가 마플샵 플러스를 통해 브랜드샵을 론칭하기도 했는데요. 1800개에 달하는 채널을 가지고 있는 콜랩 아시아는 전체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굿즈샵을 오픈했습니다. 이 외에도 네이버 ‘라인프렌즈’가 론칭한 ‘라인프렌즈 크리에이터’라는 글로벌 플랫폼 역시 마플샵 플러스로부터 인프라를 제공받아 만든 건데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한 개부터 제작이 가능한 온라인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이죠.  

▲ 크리에이터들은 마플샵에 개인 셀러샵을 열 수 있다. (사진=마플샵 홈페이지)
▲ 크리에이터들은 마플샵에 개인 셀러샵을 열 수 있다. (사진=마플샵 홈페이지)

3분이면 주문 뚝딱...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대량 생산
마플은 웹·모바일 커스터마이즈 솔루션을 개발해 2015년 국내 특허를 받았는데요. 커스텀 에디터 서비스인 ‘상품 만들기 툴’을 말합니다. 고객은 이를 이용해 가상으로 상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데요. 상품 선택부터 이미지 업로드·디자인까지 3분 내로 원하는 상품을 쉽게 만들 수 있죠. 수만 개의 디자인과 캐릭터, 80여가지 텍스트 추가, 이미지 패턴화, 배경 제거 등의 기능이 제공됩니다.

지난해엔 1200평 규모로 제작 센터를 확장 이전해 기존 자동화주문생산공정을 고도화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는데요. 다품종 ‘대량’ 주문 생산에 최적화한 자동생산 운영관리 시스템을 만든 겁니다. 이에 리드타임(고객의 주문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 단축·인력 비용 절감 등으로 생산 및 운영 효율성이 대폭 높아졌습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의 수익 모델은?
마플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마플샵 출시 이후 매출이 꾸준히 상승했다고 하는데요. 지난해엔 전년대비 200%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해외 매출만 보면 전년대비 250% 증가했다고 하네요.

수익모델은 뭘까요. 크리에이터인 셀러와 마플코퍼레이션 모두 각각 수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일단 셀러들은 디자인만으로 재고 및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자신만의 굿즈 판매가 가능한데요. 별도 입점 수수료나 거래 중개 수수료도 없습니다.

굿즈의 ‘소비자 가격’은 △셀러가 설정한 본인의 디자인 가격과 △마플샵이 제공하는 제작·배송·CS 관리비 등 제반 비용을 포함한 상품기본가격이 합쳐져 결정되는데요. 굿즈가 판매되면 셀러는 디자인 가격을 갖고, 마플샵은 상품기본가격을 갖는 형태입니다. 마플샵 플러스 역시 비슷합니다. 상품 판매가에서 일부를 마플코퍼레이션이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이 기업에 제공한 인프라 등 솔루션 지원 관련 비용은 없습니다. 

새로운 솔루션은 'NFT PFP'...글로벌 시장 공략
여기서 나아가 마플코퍼레이션은 지난 2월 크리에이터를 위한 올인원 NFT(대체불가능토큰) 솔루션 ‘옴뉴움(OMNUUM)’ 프로젝트를 론칭했는데요. 싱가포르에 첫 해외 법인도 설립했습니다. 이를 전초 기지로 글로벌 NFT 시장 공략에 나서려 합니다.

옴뉴움은 크리에이터들의 NFT 시장 진입 장벽 해소를 목표로 ‘NFT PFP(NFT Profile Picture, 프로필형 NFT)’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인데요. NFT PFP는 각종 소셜미디어(SNS)에서 프로필 이미지로 이용할 수 있는 NFT의 한 종류입니다. 마치 디지털 시민권처럼 특정 커뮤니티에서 멤버 증표로 쓰거나, 메타버스 아바타로도 활용할 수 있는 건데요. 최근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래픽 아티스트 등 전문 크리에이터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 개인이 제작하기엔 관련 기술적 장벽이 높아 개발자 등을 고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플코퍼레이션은 직관적이고 편리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로 솔루션을 구축했는데요. 핵심 서비스는 컴퓨터 알고리즘 기반으로 입력된 이미지 소스를 자체 배열해 랜덤으로 작품을 생성하는 ‘제너러티브 아트 빌더 툴’입니다. 쉽게 말해 크리에이터가 프로필에 필요한 눈·코·입 등의 이미지 파일을 업로드하고 희소성 조건을 설정한 후 버튼만 클릭하면 랜덤으로 프로필 이미지가 생성되는 것입니다.

▲ 제너러티브 아트 빌더 툴. (사진=마플코퍼레이션)
▲ 제너러티브 아트 빌더 툴. (사진=마플코퍼레이션)

여기에 △랜덤으로 생성된 제러너티브 아트를 NFT PFP로 변환하는 민팅(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대체불가능한 고유 자산 정보를 부여해 가치를 매기는 작업) △크리에이터 개인 웹사이트 구축 등의 기능도 제공합니다. 이렇게 제작한 NFT PFP는 오픈씨(OpenSea) 등 모든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에 연동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플코퍼레이션은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NFT를 누군가 구매했을 때 5%의 수수료를 가져오고요. 이 외 웹사이트 호스팅 비용과 민팅 수수료 등을 일부 받습니다. 마켓플레이스에서 NFT 홀더(소유자)가 해당 NFT를 재판매할 경우 그때마다 원작자에게 발생하는 저작권료 등 로열티는 온전히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가고요.

크리에이터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마플코퍼레이션의 목표는 크리에이터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돕고 수익 경로를 다각화해, 크리에이터와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