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상 디지털 창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사진=현대해상) 
▲ 현대해상 디지털 창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사진=현대해상) 

"금융사 영업점 창구에선 태블릿 화면을 돋보기로 보는 어르신도 계십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4일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해상이 종이 없는(Paperless) 창구를 위한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오픈하면서 고령자를 위한 배려에 힘쓴 이유다.

금융거래에 활용되는 종이 서식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태블릿PC다. 금융사 영업 현장에선 직원의 태블릿 화면을 고객에게 그대로 연동(미러링)해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문서 이미지의 픽셀이 깨지는 등 고령자의 정확한 인식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존재했다는 게 현대해상 측의 설명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화면을 키워 사인을 한 뒤 다시 작아져 서식 안으로 들어가는 그런 기술 자체가 전자서명 개발 초기에는 굉장히 어려웠다"며 "일반 이미지 파일을 그대로 넣는 게 아니라, 중간에 덧칠을 하거나 고객의 글씨체가 그대로 들어가다보니 내용이 깨지는 오류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현대해상은 국내 최초로 서식 왜곡없이 특정 부분을 크게 확대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고령의 고객이 돋보기를 쓰지 않고도 세부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전환(DT)을 하면서도 보험업계의 핵심 고객인 고령층의 니즈까지 다각적으로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고객 창구에서는 보험금 청구, 계약자 변경, 보험료 수납, 보험계약대출 등 다양한 업무를 서면으로 처리 중이었다. 현대해상의 디지털 창구 시스템은 창구 업무의 90여종 서식을 모두 전자화함으로써 종이 문서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존에는 고객들이 서면 신청서에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직접 기입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디지털 창구 시스템 도입을 통해 고객은 터치모니터에 덧쓰기와 서명만 작성하는 것으로 프로세스가 마무리된다.

신분증 진위 확인을 위한 정부24 등 정부 기관 사이트 방문, 신분증 복사·스캔 등 많은 업무가 수반됐으나 디지털 창구 시스템에서는 버튼 한 번 클릭으로 신분증 관련 업무가 마무리돼 업무 속도가 빨라졌다.

현대해상은 ESG 경영의 핵심 주제인 환경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연간 500만장의 종이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축구장 2배 넓이의 산림 조성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 효과가 있다.

정규완 현대해상 디지털전략본부장 상무는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통해 고객 편의성과 직원의 업무 효율 모두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대해상은 휴대폰 직접서명, 지문인증 전자서명, 디지털 창구 시스템 도입 등 디지털 기반의 페이퍼리스 환경을 선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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